구광모 LG 회장(사진)이 23일 계열사 사장단과 경영전략회의를 연다. 지난달 말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한 지 한 달도 안 돼 열리는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를 주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 주재 경영전략회의가 23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전 계열사 사장단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다.
이날 회의에선 최근 불어닥친 경영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할 전망이다. 각 계열사의 올해 하반기 실적이 큰 폭으로 꺾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시장 불안에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LG전자 생활가전 등 주요 계열사 제품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글로벌 물류비용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
구 회장은 이날 회의 주제를 ‘고객 가치 강화 방안’으로 정했다. 위기일수록 고객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정재계 관계자는 “하반기 경영환경은 정말 가늠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든 고객이 찾을 만한 제품, 서비스를 치열하게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지난달 30일부터 LG전자를 시작으로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만나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진행했다. LG가 상반기에 전략보고회의를 연 것은 3년 만이다. 2020~2021년에는 하반기 사업보고회만 열었다. 주요 경영진이 머리를 맞대고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계에선 고물가·고환율·고금리·저성장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복합 위기’에 휩싸이면서 위기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삼성은 지난 20일 전자 계열사 사장단 25명이 5년 만에 긴급회의를 열었다. SK그룹도 17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2022년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했다. 현대자동차는 다음달 한국에서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를 열고 권역별·글로벌 전체 전략을 점검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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