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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오 인터내셔널 회장 "회장보다 '창의적 패션 디자이너'로 불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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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한테 ‘저 사람은 창의적인 옷을 만든 진짜 디자이너’라고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송지오 송지오인터내셔널 회장(61·사진)은 한국 컨템퍼러리 패션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1993년 내놓은 ‘송지오(SONGZIO)’ 브랜드가 그의 첫 작품이다. 올해로 데뷔 30년 차다.

지난 17일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만난 송 회장은 다음날 프랑스 파리패션위크 참가를 앞두고 들뜬 모습이었다. 그는 국내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4년간 파리를 찾지 않았다.

송 회장은 2시간에 걸쳐 패션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내내 아이같이 신난 표정이었다. 그는 “회장이라는 직함보다 아트디렉터나 디자이너가 더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창의성’이란 단어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우리 브랜드의 디자인은 정말 독특하고 창의적입니다. 나는 창의적 디자인에 중점을 둔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이지요.”

그가 그토록 자부하는 창의성은 어디에서 나올까. TV나 영화 등 영상 콘텐츠도 그렇지만, 특히 고전문학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고 했다. 그는 “문자를 읽고 머릿속으로 장면을 이미지화해 상상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송 회장이 창의성을 중시하게 된 데는 파리 유학의 영향이 컸다. 그가 공부했던 프랑스 에스모드 파리는 창의적인 디자인을 요구하는 교육방식으로 유명하다. 송 회장은 “처음에는 패션사업을 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에스모드 파리에서 공부하며 비즈니스보다 크리에이터가 되는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풍부한 몸짓과 웃는 얼굴로 대화를 이어나가던 그가 무서울 정도로 진지하게 돌변한 순간이 있었다. 업계 일각에서 벌어지는 디자인 도용에 대해 얘기할 때였다.

송 회장은 “일부 업계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디자인을 무단으로 베껴 가는 사례가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만의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시장조사를 하고, 다른 디자인을 소화하는 것과 처음부터 남의 디자인을 베끼려고 하는 것은 다르지요. 젊은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무단 복제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관련 시장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송 회장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그가 정말 좋아하는 디자인 부문이다. 회사를 키우는 일은 아들인 송재우 대표에게 맡겼다.

송 대표는 2018년부터 송지오인터내셔널을 이끌고 있다. ‘송지오 옴므’, ‘지제로’ 등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며 회사를 한 단계 더 성장시켰다. 송 회장 부자는 파리패션위크에 함께 참가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송지오를 알릴 계획이다.

송 회장에게 앞으로 30년 동안 어떤 디자이너로 기억되고 싶은지 물었다.

“예술적인 측면에서 질을 높여 ‘송지오 스타일’을 더욱 견고하게 완성하는 게 목표예요. 무엇보다 바라는 건 ‘내가 입으면 멋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도 높은 옷을 만드는 겁니다.”

글=이미경 기자/사진=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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