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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8세 韓 피아니스트 세계 제패…K컬처의 전방위 진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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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장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 첼리스트 최하영(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에 이어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 또 하나의 낭보가 전해졌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인 임윤찬(18)이 지난 18일 폐막한 미국 밴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에서 대회 60년 역사상 최연소로 우승한 것이다. 2015년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석권에 버금가는 쾌거다.

영화·대중음악·게임·만화 등 K컬처가 세계를 풍미하고 있는 가운데 클래식 음악계까지 약진하는 모습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피아노의 백건우와 정명훈, 바이올린의 정경화와 장영주, 첼로의 장한나 등 세계적 아티스트가 간혹 나오긴 했다. 하지만 서구 음악계와 콩쿠르에서 한국인은 오랫동안 이방인이었다. 새로운 콘텐츠로 승부하는 대중문화에 비해 클래식 음악은 한 시대를 거친 서구 콘텐츠들을 재해석하는 것이어서 인정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런 장벽을 뚫고 서구 고급문화 시장을 열어젖힌 것은 누구도 부정하기 힘든 한국 문화인들의 실력이다. 실제 임윤찬은 유튜브를 통해 연주를 지켜본 세계 클래식 팬 3만 명의 투표를 통해 ‘청중상’과 ‘현대곡 명연주상’까지 받았다. 그의 결선 연주에 대해 콩쿠르 웹방송 해설자는 “일생에 한 번 들어볼 수 있는 연주”라고 했고, 전문가들도 “기념비적 명연”이라고 찬사했다. 한국 연주자들이 기량만 뛰어나지, 혼과 예술성은 안 보인다던 예전 인식과 평가는 자취를 찾아보기 힘들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문화예술을 꾸준히 지원해온 국내 기업들의 메세나 활동이다. 임윤찬도 금호문화재단 영재콘서트로 데뷔하며 본격적으로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 국가적 차원에서 세계 문화계를 지원해온 일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런 노력이 합쳐지며 한국 클래식이 글로벌 수준으로 비상한 것이다. 세계적 유망주들이 단기 성취에 연연하지 않고 끊임없이 실력을 갈고 닦는 K컬처는 한국의 문화적 역량과 저변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총 51개국, 388명이 참가한 이번 콩쿠르에서도 12명이 겨루는 준결선에 임윤찬을 포함해 한국인 피아니스트가 3분의 1인 4명이나 진출했다. 문화, 스포츠 등 장르와 분야를 막론하고 전방위로 진격하는 한국 문화의 미래가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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