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돈을 버는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겠습니다.”
황규별 LG유플러스 최고데이터책임자(CDO·사진)는 19일 “LG유플러스는 데이터가 회사의 성공을 이끌어가는 추진 동력이 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고객이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느끼는 즐거움과 불편함을 수집하고, 이를 AI로 관리해 고도화되고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황 CDO는 15년가량 미국 델타항공과 다이렉TV, AT&T, 워너미디어 등에서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분석한 데이터 전문가다. 올해 초 LG유플러스에 합류해 데이터 AI 전담 조직인 CDO의 수장을 맡고 있다. 황 CDO 영입에는 구글과 아마존처럼 고객 맞춤형 데이터와 AI로 돈을 버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LG유플러스에 합류해 제일 먼저 한 일은 조직 개편이었다. 부서 간 칸막이를 없애고 조직을 애자일화했다. 애자일은 프로젝트에 따라 소규모 팀을 구성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시각각 전략을 수정하는 스타트업처럼 민첩하게 움직이겠다는 의미다. 황 CDO는 “고객 피드백 데이터를 확보하고 체득하는 과정에 드는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CDO 조직의 목표는 고객이 이용하는 모든 서비스에 AI를 접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업장에 걸려 온 전화를 AI가 대신 응답하는 AI컨택센터(AICC)는 글을 말로 바꿔주는 TTS 엔진을 올 3분기 출시하고, 내년엔 초거대 AI 모델을 기반으로 AICC 사업을 고도화한다.
LG유플러스는 CDO를 시작으로 사내에 데이터·AI 기반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업문화가 사내에 뿌리내릴 것으로 기대했다. 황 CDO는 “고도화된 데이터와 AI 솔루션도 소비자와의 최접점에 있는 현업 부서와의 협업이 없다면 의미가 퇴색된다”며 “3년 이내에 LG유플러스 임직원 모두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조직 문화가 형성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황 CDO가 현업 부서에 디지털마케팅을 가르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조직원들에게 데이터 업무를 두고 ‘더러운 일(dirty job)’이라고 비유한다고 한다. “진흙탕(현업)에 들어가 손을 걷어붙여 직접 데이터를 발굴해야 한다”는 얘기로, 현업 부서와의 긴밀한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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