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하면서 기업 실무자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비재무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업무가 새롭게 추가됐기 때문이다. 전사 차원에서 관리해야 하는 ‘리스크(위험)’의 종류가 많아졌다는 푸념도 나온다. ESG 경영의 본질이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과 관련한 다양한 리스크를 분석하고 관리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어서다.
《ESG 경영을 위한 비즈니스 리스크 관리》는 리스크 관리 업무를 맡은 기업 실무자들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장동한 건국대 국제무역학과 교수가 폴 홉킨과 클리브 톰슨의 저서인 ‘Fundamentals of Risk Management’ 6판을 번역했다. 기업에 직면한 리스크를 정의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ESG 중 G(지배구조)에 해당하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법론인 GRC(Govrnance·Risk management·Compliance)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뤘다.
전문가들은 주요 상장 기업들이 1~2년 안에 리스크 관리 체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25년부터 지속가능보고서 발간이 의무화되는 등 ESG와 관련된 공시 기준이 강화되고 있어서다. 정부는 ESG 공시와 관련, 국제회계기준(IFRS) 재단이 만든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기준을 준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ISSB가 최근 공개한 초안에 따르면 기업들은 리스크별로 대응 시나리오를 재무 공시와 연계해 투자자들에게 보고해야 한다. 예컨대 새로운 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기로 한 기업이라면 원료 변경이 기업의 생산원가와 매출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예상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공시하는 식이다.
글로벌 협력 업체를 아우르는 공급망 전체의 잠재 리스크도 공시 당사자인 대기업들이 챙겨야 한다. 협력 업체가 아동 노동이나 환경 오염 이슈에 연루될 경우 이 업체와 거래하는 기업의 ESG 점수가 깎이기 때문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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