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마늘 등 고기와 함께 먹는 채소 가격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여름철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수요는 늘었는데,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면서 작황은 부진했기 때문이다.
17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국내산 상추 도매가격은 ㎏당 3368원으로 한 달 전보다 41.5% 상승했다. 마늘도 ㎏당 5798원으로 전달 대비 41.9% 뛰었다. 무(2.3%), 오이(14.5%)도 오름세가 이어졌다.
가뭄의 ‘직격탄’을 맞아 상품성 높은 채소 공급은 줄었는데, 계절적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가 겹쳤다. 그 결과 가격이 계속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추가 대표적이다. 상추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호냉성 채소다. 밭의 온도가 올라가면 쓴맛이 나거나 병에 걸리기가 쉽다. 여름 더위에 취약한 만큼 매년 여름에 가격이 강세를 띠는 경향이 있다. A 대형마트 바이어는 “산지의 인건비까지 올라 상추 수확에 필요한 인력이 부족하다”며 “장마가 다가오면 출하량이 줄고, 수요는 많아져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늘도 작황이 부진하다. 마늘은 충분한 비를 맞아야 줄기가 양분을 흡수해 커진다. 이맘때 햇마늘이 나와야 하지만 올해에는 가뭄으로 햇마늘 크기가 예년보다 작아졌다. 상품성이 높은 마늘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무도 마찬가지다. 제주에서 난 저장무 출하가 끝나고 내륙산 무가 나오는 시점인데, 가뭄을 겪은 내륙산 무의 품질과 물량이 평소보다 떨어진다.
다만 깻잎의 경우 작년보다는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지만, 도매가격은 전 주보다 13.7%, 지난달보다 30.8% 떨어졌다.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B 대형마트 바이어는 “상추와 깻잎이 모두 쌈채소지만, 가격이 항상 같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며 “요즘은 시세가 따로 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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