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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에너지값 급등…日 10개월째 무역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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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여파로 일본의 무역적자가 10개월 연속 이어졌다. 적자 규모도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 대규모 무역적자는 물가 상승과 엔화 가치 하락을 부추긴다. ‘나 홀로 금융완화’를 계속하려는 일본은행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재무성은 5월 무역수지가 2조3847억엔(약 22조8106억원) 적자를 나타냈다고 16일 잠정 발표했다. 통계 비교가 가능한 1979년 이후 두 번째로 큰 적자 규모다. 월간 기준 최대 적자는 2014년 1월 기록한 2조7951억엔이었다.
에너지값 급등·엔화 급락 악순환

일본의 무역수지는 작년 8월 이후 10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수입 규모를 늘리고, 엔화 가치 급락이 적자폭을 증폭시키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일본의 5월 에너지 수입 규모는 9조6367억엔으로 3개월 연속 사상 최대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9% 늘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적자가 6078억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 증가했다. 반도체 부족으로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수출이 36.3% 감소했다.

일본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14개월째 적자를 내고 있다. 한국에 대한 무역흑자 규모는 1603억엔으로 35.1%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일본의 무역적자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적자가 지속되면서 일본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본은행은 17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통화정책의 방향을 결정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는 것과 반대로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 경제가 주요국 가운데 코로나19 충격에서 가장 더디게 회복하고 있어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올 1월 전망치보다 0.9%포인트 낮췄다. EU와 중국은 각각 2.8%와 4.4%로 모두 일본을 웃돈다.
득보다 실이 많은 엔저
주요국과의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엔화 가치는 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 1월 24일 113.48엔이던 달러당 엔화 가치는 15일 135.53엔으로 2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6개월 만에 엔화 가치가 19.4% 떨어졌다.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이다.

그런데도 구로다 히로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엔저는 일본 경제 전체로 봐서는 플러스”라는 발언을 반복했다. 엔저로 인한 손실보다 수출 대기업의 실적 개선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4월 수입물가가 사상 최대폭인 44.6% 오르면서 엔저로 인한 손실 규모가 이익보다 커지고 있다. 수입물가 상승의 여파로 4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1%로 치솟았다. 일본은행의 목표치인 2%를 넘었다. 임금은 그대로인데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자 4월 실질 임금은 1.2% 감소했다.

중소기업이 주회원사인 일본경제동우회가 6월 회원 기업 경영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엔저가 일본 경제에 마이너스’라는 응답이 70%를 넘었다.

엔화 약세는 일본 경제에 이익이라는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다이와종합연구소는 1분기 116.2엔이었던 엔화 가치가 10% 더 떨어질 경우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05%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달 10일 국회(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 정부로서는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 1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급격한 엔저는 기업의 사업 계획 수립을 어렵게 하는 등 경제에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엔저는 일본 경제 전체에 플러스”라던 입장을 수정한 것이다.

일본 금융시장은 일본은행이 17일 회의에서 금융완화 정책을 수정하지 않으면 엔화 가치가 140엔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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