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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가 기술적인 약세장에 들어섰지만 업종별로 보면 희비가 엇갈린다. S&P500의 11개 업종 가운데 에너지는 약세장 속에서도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유틸리티, 필수소비재도 비교적 ‘선방’했다. 통신기술 업종은 시장수익률을 밑도는 성적을 냈다.
○약세장 속 선방한 업종은
올해 들어 14일(현지시간)까지 S&P500지수는 21.62% 떨어졌다. 전날인 13일 기준으로 최근 고점(1월 3일 종가 4796.56) 대비 20% 이상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S&P500지수의 11개 업종이 모두 약세장에 들어선 건 아니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편차가 크다는 의미다. 에너지업종지수는 올 들어 50.62% 올라 ‘나홀로 강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 상승 등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에너지기업들이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유틸리티업종은 올 들어 7.98% 하락에 그쳤다. 가격 결정력을 갖춘 기업이 다수 포진한 필수소비재업종도 10.65% 내려 비교적 선전했다. 인건비 등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해 실적 악화를 막았기 때문이다. 소재, 헬스케어, 산업 등도 20% 미만 하락해 6개 업종이 약세장 진입을 피했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인 비필수소비재업종지수는 올 들어 33.41% 급락했다. 통신서비스업종의 하락폭도 컸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정보기술(IT), 부동산업종지수의 하락폭은 S&P500지수 낙폭보다 컸다.
○배당주 관심 커져
약세장 속에서 배당을 확대해 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기업도 늘고 있다. 올 들어 S&P500지수 편입 기업의 배당금 인상률은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배당금을 한 번에 두 배 인상하는 업체도 나왔다.투자정보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달 9일 기준 S&500기업의 올해 평균 배당금 인상률은 13.4%를 기록했다. 지난해(11.8%)와 2020년(8.6%) 상승폭을 웃돌았다. 주가 하락 국면에서 기업들이 배당금 인상에 더 적극적이었다는 얘기다.
상품 재고 증가와 영업이익률 악화에 대한 우려로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35% 급락한 타깃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 6일 분기 배당금을 90센트에서 1달러8센트로 20% 인상했다.
미국 택배업체인 페덱스는 이날 “분기 배당금을 75센트에서 1달러15센트로 53%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페덱스가 속한 물류업계는 고유가와 노동력 부족이라는 악재가 겹쳐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업종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페덱스는 오는 23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배당금을 인상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날 페덱스 주가는 14.41% 올랐다.
배당금을 두 배 올린 업체도 있다. 10일 화석연료업체인 마타도어리소스는 분기 배당금을 5센트에서 10센트로 인상하기로 했다. 부동산투자신탁인 호스트호텔스앤드리조트도 지난달 분기 배당금을 3센트에서 6센트로 올렸다. 골판지 제조업체인 패키징코퍼레이션오브아메리카도 분기 배당금을 1달러에서 1달러25센트로 인상해 고배당주 대열에 합류했다.
투자정보매체 모들리풀은 “현시점에서 배당주에 투자하는 것보다 안전한 전략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고운/이주현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