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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盤根錯節 (반근착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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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풀이
盤 : 서릴 반
根 : 뿌리 근
錯 : 섞일 착
節 : 마디 절


서린 뿌리와 얼크러진 마디
복잡하게 얽혀 해결이 매우 어려움
- 《後漢書(후한서)》

후한(後漢)의 안제(安帝)는 열세 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 어린 임금의 처지가 대개 그렇듯 그 또한 수렴청정하는 등(鄧)태후와 군권을 쥔 대장군 등즐(鄧)의 권세에 눌려 한낱 허수아비 왕에 불과했다. 그 무렵 서쪽 변방은 티베트 계열인 강족이 자주 침범하고 선비족과 흉노족까지 호시탐탐 영토를 노려 병주 양주 두 지역 상황이 긴박했다. 등즐은 나라 창고가 빈 데다 양쪽을 동시에 지키는 건 무리라는 구차한 이유로 양주를 포기하려 했다. 낭중(郎中) 우후(虞)가 극력 반대했다.

“양주는 옛날부터 유능한 선비와 장수를 많이 배출한 곳일뿐더러 그곳을 잃으면 당장 서울이 위험해집니다. 대체로 서쪽 지역 사람들은 생활 자체가 군병(軍兵)이나 다름없기에 적도 두려워하는데, 그곳을 포기해 그곳 사람들이 내지로 이주해 오면 또 다른 분쟁의 불씨가 될 게 뻔합니다.”

우후가 조목조목 양주 포기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중신들마저 이구동성으로 동조하고 나서자 등즐은 마지못해 자기 복안을 철회했다. 그 일로 등즐은 우후를 혼내줄 기회를 기다렸는데, 마침 하남의 조가현이라는 지방에 비적(匪敵: 무장하고 떼지어 다니며 사람을 해치는 도둑)이 들끓어 현령이 살해됐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등즐은 우후를 신임 현령에 임명해 비적 소탕을 명했다.

“대장군이 저번 일로 앙심을 품고 공을 욕보이려는 수작이니 조심하시오.” 우후는 주위의 걱정에 태연했다. “걱정들 마시오. ‘얽히고설킨 뿌리와 마디(盤根錯節)’에 부딪쳐 보지 않고 칼날이 예리한지 무딘지 어찌 알겠소?”

현지에 부임한 우후는 죄수들을 석방해 침투시키는 전략으로 비적을 소탕했다. 《後漢書(후한서)》에 나오는 얘기로, 반근착절(盤根錯節)은 ‘서린 뿌리와 엉킨 마디’처럼 일이 복잡하게 꼬여 해결하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이다.

삶은 자주 엉킨다. 풀어도 또 엉키는 게 삶이다. 엉킴을 푸는 지혜가 곧 성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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