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화물연대는 비노조원과 연대해 파업 명분을 쌓으면서 정부의 강경대응에 '강력한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예고했다. 중재 없이 강대강 충돌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8일 오전11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교육장에는 기자회견장 한 가운데 민주노총 유니폼을 입지 않은 사람들도 섞여 앉아 있었다. 비노조원인 컨테이너 트레일러 차주 김영민 씨는 “안전운임제 시행으로 과로가 어느정도 해소된 것은 사실”이라며 “이전엔 한탕이라도 더 뛰기 위해 하루에 2~3시간 잘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기자회견 내내 비노조원과의 연대를 강조했다. 국토교통부가 화물연대의 투쟁에 명분이 없다는 점을 부각하자 이에 반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물연대 조합원 구성이 특수 업종으로 한정돼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2만여 명으로 구성된 화물연대 구성원의 80%가량은 시멘트·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차량을 운송하지만 전체 차주 중 시멘트나 수출입 컨테이너를 나르는 기사는 20%가 채 되지 않는다.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은 “4개 지역본부의 경우 컨테이너, 시멘트, 철강과 석유화학단지 쪽 비조합원들 참여도가 70%정도”라고 주장했다.
안전운임제 확대가 화물업계 전반의 물류비를 낮출 수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박연수 화물연대 정책위원장은 “현재 화물업계는 중간에 수수료를 떼어가는 주선자들이 존재하는 복잡한 다단계 구조”라며 “안전운임제로 비용을 고정시키면 전체 물류비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는 비노조원의 동참을 호소하며 정부의 강경대응 기조에 정면으로 맞설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비조합원들과 함께하는 파업도 추진 중”이라며 “정부의 탄압에 대응해 빠른 시일안에 유통물류까지 완벽하게 멈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8시 30분께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서 공장으로 드나드는 화물차량을 막아선 혐의로 화물연대 조합원 15명을 체포했다. 부산항에서는 오전 8시 37분 화물연대 조합원 2명이 지나가던 트레일러 2대 진행을 막아선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으며, 광주에서도 오전 8시45분 비조합원 운전기사들의 입·출입을 방해한 조합원 1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