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군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전투기 20대를 동원해 연합 대북 무력시위를 벌였다.
합동참모본부는 7일 우리 공군이 주한미군과 함께 서해 공역에서 공중 무력시위 비행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비행에는 F-35A, F-15K, KF-16 등 한국 공군 전투기 16대, 주한 미 공군 F-16 전투기 4대가 참가했다. 전투기들은 양국 군이 함께 공격 편대군을 구성해 적 위협에 대응하는 훈련을 했다. 실제 사격이나 무장은 투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강력한 능력과 의지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한·미 군 당국은 전날 새벽에도 강원 동해안 지역에서 에이태킴스(ATACMS) 미사일 여덟 발을 쏘는 실사격 훈련을 했다. 이틀 연속 이어진 한·미의 무력시위는 지난 5일 북한이 평양 순안 등 네 곳에서 동시다발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쏜 무력 도발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한·미는 북한이 함경북도 풍계리에서 준비 중인 ‘7차 핵실험’을 감행하면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 더 강력한 조치로 대응할 방침이다. 미 국무부는 북한이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이 조만간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상당 기간 지속된 우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7일 외교부에서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회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모든 핵실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완전히 위반하는 것”이라며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차관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미국 및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한·미 연합 방위태세 차원의 추가 조치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8일에는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가 열릴 예정이다. 한·미·일 3국은 유엔 안보리가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조를 통해 북한의 핵실험을 견제한다는 방침이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러의) 일방적 행동은 매력적이지도 않고 효과적이지도 않다”며 “우리에게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맹이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워싱턴=정인설 특파원 3code@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