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스크포스(TF)만 따로 관리하는 총괄 TF를 만들어야 할 판입니다.”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부쩍 늘어난 TF에 대한 한 관계자의 촌평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지난달 16일 취임한 뒤 보름 만에 국토부에 3개의 TF가 꾸려졌다. 지난달엔 주택 공급 TF와 신도시 정비를 위한 TF가 연이어 출범했다. 각각 주택 공급 확대와 신도시 재정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달 들어선 국토교통 분야 물가안정 TF가 신설됐다.
TF는 통상 기존 조직만으론 해결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현안을 해결할 때 활용된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거나 각 부처의 업무 영역이 겹칠 경우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해 쓰인다. 국토부 역시 “다양한 전문가와 자유토론 방식으로 소통하며 아이디어를 논의하기 위해 TF를 꾸렸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국토부 본연의 업무나 내부 조직으로 해결 가능한 현안에 대해서도 우선 TF부터 꾸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안팎에서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선 ‘보여주기식 행정’을 위해 TF를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산발적으로 신설된 TF가 조직 내 업무 피로도를 높이고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직 안팎의 참여자가 많아지면서 설익은 발언들로 시장 혼란만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 부처 관계자는 “TF를 출범시키면 아무래도 정책 추진에 대한 대외적인 설명이 용이해지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문어발식으로 TF만 자꾸 생기면 실무자들에게 중복 업무가 발생하거나 기존 조직이 복지부동하게 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단 TF뿐만이 아니다. 원 장관은 연일 현장 행보에 나서고 있다.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지난달 이후 전세 사기 피해자, 무주택 청년들을 만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공사 현장과 원자재 수급 현장도 찾았다. 원 장관의 이런 소통 행보가 현장 직원들의 안전 의식을 강화하고 정책 추진 동력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과도한 현장 점검 릴레이가 실무자들의 현업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있다.
지난 대선은 ‘부동산 선거’였다는 평가까지 나온 마당이라 새 정부 국토부의 정책 추진 과정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게 사실이다. 누적된 국민 불신을 해소하려면 보여주기식 행정보다 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명확한 정책 방향 설정이 우선이라는 지적을 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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