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부터 본격적인 의정 활동에 나선다. 3개월 전까지 대권 후보로 뛰었던 두 사람인 만큼 모두 차기 당권 및 대권 도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두 사람은 현충일 다음날인 7일 국회로 공식 출근한다. 기존 지역구 의원의 사무실을 물려받는 국회 규정에 따라 안 의원은 김은혜 전 의원이 쓰던 435호를, 이 의원은 송영길 전 의원이 쓰던 818호를 사용하게 된다.
첫 관심사는 상임위원회 배정이다. 3선인 안 의원은 외교통일위원회를 지망했다. 외통위는 대권 주자나 중진 의원이 선호하는 상임위 중 하나다. 외교·통일·안보라는 굵직한 주제를 다뤄 국제적 식견을 쌓기에 수월해서다. 안 의원은 이날 캠프 해단식에서 “최근 몇 년간 세상을 바꾼 힘은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전쟁에서 왔고 이는 한국의 생존 전략과 직결된다”며 “생존 전략 (마련)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외통위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첫 국회의원 배지를 단 이 의원은 법조인 출신인데다 경기지사 경험이 있어 법제사법위원회나 행정안전위원회 등을 선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제 공약을 중요시하는 만큼 기획재정위 등을 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 모두 차기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2024년 총선 공천권이 차기 대표에게 있어 대선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정치 인생 대부분을 민주당 계열인 새정치민주연합과 국민의당에서 보냈다. 그런 만큼 당내 지지 세력이 부족한 게 최대 걸림돌이다. 더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윤풍(尹風)’의 위력이 확인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 그룹이 세를 불리고 있다. 당내 중진인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김기현 전 원내대표도 내년 6월 선출할 당 대표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차기 당권 경쟁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선거 연패로 내홍에 휩싸인 민주당은 사정이 더 복잡하다. 당 안팎에선 이낙연계를 포함한 범친문계를 중심으로 이 의원을 향한 선거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번주 출범을 목표로 하는 ‘혁신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관련 규칙을 정할 계획이어서 비대위 구성 단계부터 진통이 예상된다. 정치권에선 이 의원이 책임론을 의식해 당내 세력 다툼보다는 지역 의정 활동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