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과 친해지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당신. 연주 중간중간 벅차오른 감동을 박수로 쏟아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언제 쳐야 할지 헷갈린다. 연주가 잠시 멈춘 순간에 치면 될 것 같지만 행여나 ‘나홀로 박수’가 되면 이런 낭패가 없다. 이러니, 옆자리·앞자리·뒷자리 관객 눈치만 살피게 된다. 클래식 공연 때 박수는 언제 쳐야 할까.
한 가지 원칙만 기억하면 편하다. 박수를 치는 ‘완벽한 타이밍’은 곡이 완전히 끝날 때다. 여러 악장으로 이뤄진 곡이라면 악장과 악장 사이의 공백 때는 침묵을 지키는 게 관례다. 물론 단일 악장으로 구성된 곡이라면 곡이 끝나고 고민 없이 박수를 보내면 된다. 그러나 교향곡이나 협주곡, 소나타 등 여러 악장으로 구성된 곡이라면 모든 악장의 연주가 끝나고 박수를 쳐야 한다. 연주자가 다음 악장을 위해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감정선을 유지하도록 협조해야 하는데, 박수로 이걸 깨버리면 자칫 공연 전반의 흐름이 끊어질 수도 있다.
박수 에티켓을 지키기 위해선 미리 프로그램북을 통해 몇 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곡인지 파악한 다음 공연장을 찾는 게 좋다. 그래도 헷갈린다면 가장 확실한 타이밍은 연주자가 일어나거나 지휘자가 돌아서서 인사할 때다. 이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면 된다.
한 가지 더 기억할 것은 ‘여운’이다. 곡의 마지막 음이 끝난 직후, 얼마간의 정적은 공연 분위기를 한층 북돋운다. 몇초간 침묵도 연주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연주자와 관객 모두 침도 삼키지 않는 정적 속에서 맴도는 음의 여운은 마치 달콤한 초콜릿을 목에 넘긴 뒤의 매력적인 씁쓸함, 위스키의 잔향과 비슷하다. 곡이 끝나고 잠시 여유를 두고 여운을 즐겨 보자.
감동을 표현하기에 박수만으론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연주자를 위해 찬사를 보낸다. 남성 연주자에겐 ‘브라보’를 외치면 된다. 이탈리아어로 ‘잘한다’ ‘좋다’는 뜻이다. 여성에게는 ‘브라바’를 외치면 된다. ‘브라비’는 남녀 혼성이나 단체일 경우에 해당한다.
이 밖에 오페라와 뮤지컬은 막이 끝나거나 막 중간이라도 훌륭한 아리아가 끝난 경우엔 박수를 쳐도 괜찮다. 발레 역시 무용수가 어려운 기술이나 기교를 보여줬을 때 박수로 응원해도 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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