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빼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더 어렵다"
체중 감량도 어렵지만,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게 더 힘들다는말로 다이어트를 해 본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할 대목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체중감량엔 성공했지만, 그 이후 몸무게를 유지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해 초부터 이전 몸무게로 돌아가는 '요요현상'을 겪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지시했다. 해당 회의 사진과 작년 12월과 비교해보면 체중 변화는 확연하게 나타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28일 당 전원회의 때만 해도 턱은 다소 갸름했고, 셔츠 목둘레도 살짝 공간이 남았다. 하지만 약 5개월이 지난, 5월12일 당 정치국 회의에선 동일한 흰색 맞춤셔츠 차림인데도 목 부분이 다시 꽉 들어찬 것으로 보인다. 얼굴의 살집도 두둑하게 오른 모습이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체중은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 지표 중 하나다. 정권의 안정과도 직결된 문제인 만큼, 우리 정보 당국도 늘 주시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2016년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2012년 처음 집권했을 때 90kg이었지만, 2014년 120kg, 2016년 130kg으로 불었다고 보고했다. 스트레스로 폭음, 폭식을 하며 성인병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2020년 10월 국정감사에선 김 위원장의 체중이 2019년 140kg까지 불었다가 약 20kg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처럼 키에 비해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비만형 체형으로, 심혈관계 가족력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여러 차례 체중 감량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는 지난 2월 '위대한 승리의 해 2021년'라는 새 기록영화를 공개했다. 해당 영상엔 김 위원장이 능숙하게 백마를 타고 숲길을 질주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일각에선 학창 시절 농구를 즐겼던 스포츠 마니아인 김 위원장이 체중 관리를 위해 승마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스트레스를 받아 다시 체중이 원상 복귀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김정일 생일 80주년(2월16일)과 김일성 생일 110주년(4월15일), 항일 빨치산 창설 90주년(4월25일) 등 굵직한 정치행사를 연달아 진행됐다. 특히, 4월 말부터 전국에 열병 환자가 속출한 가운데 이들이 코로나19 확진으로 확인되면서 김 위원장의 '통치 스트레스'는 극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한 지난 12일 회의에선 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고 이마엔 굵은 주름이 잡혔다. 이후 방역 회의를 주재하는 내내 줄담배를 피우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최근에도 김 위원장은 수해복구 현장,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장, 백두산, 학교 등에서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담배를 들고 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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