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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IPEF 빠지면 국익에 피해"…'안미경중' 노선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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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도의 지역 경제 협력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가 23일 공식 출범했다. 중국이 주도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일본 등이 참여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뛰어넘는 규모의 경제 협력체가 탄생했다는 평가다. 한국도 IPEF에 참여했다. 과거 정부의 노선인 ‘안미경중(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함께)’의 대전환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尹, “역내 호혜적 공급망 구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일본 도쿄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한 뒤 IPEF의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화상으로 IPEF 고위급 회의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반도체·배터리·미래차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역내국과 호혜적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 데이터, 6G(6세대 통신) 등 새로운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디지털 격차 해소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IPEF에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며 “룰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가 빠진다면 국익에 피해가 많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IPEF는 시장 개방을 목표로 하는 기존의 무역협정과 달리 디지털·공급망·청정에너지 등 새로운 통상 의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포괄적 경제 협력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처음 제안했다. 13개 참여국은 IPEF 출범에 맞춰 발표한 공동 선언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회복력과 지속 가능성, 포용성에 기반한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세안 10개국 중 7개국 참여
공동 선언은 IPEF의 목표로 △무역 △공급망 △청정에너지·탈탄소·인프라 △조세·반부패 등 크게 4개 필러(분야)를 제시했다. 무역 분야에선 디지털 무역·표준·인프라·규범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공급망 분야는 반도체·핵심 광물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이 모색된다. 청정에너지·탈탄소 등의 분야에선 파리협정 목표 및 노력의 연장선에서 경제의 탈탄소화를 추구하는 게 목표다. 조세 분야에선 기존 국제조약상 의무 이행 지원·협력 등이 다뤄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참여국들이 참여할 분야를 각각 선택할 수 있다”며 “어떤 국가가 어떤 필러에 참여할지는 따로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국은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호주, 브루나이,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13개국이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중 7개국이 참여했다. 친중 노선이 강한 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 등 아세안 3개국은 제외됐다. 반중 정서가 있는 인도는 막판에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만은 제외됐다.
○“중국 경제보복 가능성 낮아”
IPEF 핵심 분야에는 중국이 가장 꺼리는 탈탄소·반부패 등이 포함돼 있다. 중국이 미국의 국제질서에 순응하지 않는 한 IPEF에 참여하는 건 사실상 어렵다. 우리 정부는 IPEF 참여로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이 소외감을 느끼거나 배척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지역의 상생·공영을 위해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IPEF 참여는 ‘안미경중’ 노선의 탈피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국의 IPEF 가입은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세계와 더불어’라는 ‘안미경세’를 본격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반발이 IPEF 참가국에 대한 즉각적인 경제보복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과거 ‘사드 갈등’과 달리 IPEF는 여러 나라가 참여하기 때문에 중국이 특정 국가를 상대로 보복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김동현 /좌동욱/이지훈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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