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개발자를 뽑기가 힘들다고요? 사람 뽑는 방식부터 바꿔야 합니다.”
이용진 맥킨지 한국사무소 시니어파트너(47·사진)는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선 기업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에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충분히 배출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기업이 좋은 인력을 발굴해내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한국의 전통적인 공채 방식과 서류, 면접 전형으로는 좋은 개발자를 뽑기 어렵다”며 “예를 들어 웹사이트를 통해 직접 코딩 과제를 내주고, 한두 시간 내에 지원자가 직접 코드를 올리는 ‘해커 랭크’ 같은 사이트로 채용하는 편이 좋은 개발자를 알아보기에 훨씬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 시니어파트너는 미국의 닷컴버블 붕괴 때부터 정보기술(IT) 기업 컨설턴트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시니어파트너는 맥킨지에서 컨설턴트가 오를 수 있는 최고 직책이다.
그는 평가 방식을 비롯한 기업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시니어파트너는 “해외에는 직급 구분 없이 개발 조직에 있는 모든 직원에게 똑같은 연봉을 지급하는 기업도 있다”며 “같이 일하는 개발자 공동체 안에서 오로지 얼마나 코딩을 잘하는지만 평가해 투표로 연봉을 올리는 식”이라고 했다.
일자리 미스매치에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 ‘리스킬링(reskilling)’을 꼽았다. 기존 직원들에게 새로운 스킬을 교육해 변화한 산업 생태계에 맞는 새로운 일을 시키는 방법이다. 이 시니어파트너는 “운전기사가 4~5개월 교육으로 기본적인 웹디자인 업무를 맡고, 대출을 심사하던 은행원이 3개월 교육으로 디지털 마케팅을 하는 식”이라며 “이 같은 리스킬링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인력 부족이 심화될 분야로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도 ‘사이버 보안’을 꼽았다. 이 시니어파트너는 “고객들의 민감한 정보가 해킹되면 기업 피해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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