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연세대는 지난해부터 4단계 BK21 대학원혁신지원사업을 기반으로 연세대와 지역대학 연구자가 함께 연구하는 ‘어깨동무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은 연세대 BK21 교육 연구단의 우수 인프라와 지역대학 연구자의 전문성이 결합해 진행된다.
‘레질리언트 사회기반시설 기술을 이용한 지역사회 산업문제 발굴과 해결’을 연구과제로 어깨동무사업 연구책임자로 참여한 박준홍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를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만났다.
지역의 어떤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인가
“이번 연구를 진행한 ‘BK21 레질리언트 사회기반시설 미래 인재양성 교육연구단’은 국민 안전과 지속적인 국가 발전을 위한 미래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연구단은 지역사회 산업문제 발굴과 해결 방안 도출을 위해 지자체와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후변화 적응기술’ ‘에너지 자원순환 기술’ ‘재난재해·복합재난 적응기술’ ‘스마트 건설기술 분야의 레질리언트 사회기반시설 기술’이 활용됐다.”
기후변화 적응기술은 어떤 연구가 진행됐나
“산사태를 사전에 진단하는 센서를 설치하고 이를 모니터링해 지역 주민들에게 호우시 사전에 알려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하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해 하수처리구역 내 확진자 발생을 2주 전에 선제적으로 예측하는 연구도 진행했다. 한국환경과학원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하수 역학을 지역에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했다. 이외에도 지역의 필요에 따라 지열 활용 기술, 지하 공간 개발 기술, 해양 생태계 보존과 복원 기술, 수자원 예측 및 관리 기술 등을 개발했다.”
에너지 자원순환 기술은 어떤 연구가 진행됐나
“음식폐기물에서 수소를 생성하는 기술을 이용해 음식폐기물의 자원화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정책을 연구했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수처리 기술 개발을 위해 다양한 반도체 비교군을 통한 수산화라디칼 생성량 측정과 침출수 색도 제거 실험도 진행했다.”
재난재해·복합재난 적응기술은 어떤 연구가 진행됐나
“원전 구조물의 기초와 원전기기 안전성 평가를 위한 여러 항목 중에서 주요기기를 고정하는 콘크리트 인발저항 성능 예측과 평가를 진행했다. 노후 교량의 수명 연장에 대한 스마트 유지관리 방안을 조사하고 노후 교량의 수명 연장을 위해 요구되는 기술을 도출해 현장에 적용하는 방안도 연구했다. 철근 대체재 개발을 위한 활성분체 및 세라믹 섬유 재료개발과 관련 연구를 먼저 수행했으며 관련 제품과 연결재의 기술조사와 표준분석을 진행했다.”
스마트 건설기술 분야의 레질리언트 사회기반시설 기술은 어떤 연구가 진행됐나
“지역 건설 산업과 노후인프라 관리에 문제가 되는 사안을 확인하기 위해 지역전문가를 초청해 워크샵을 진행했으며 토의를 통해 중요한 연구 문제를 도출했다. 지역 건설 산업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점은 중소규모 건설 현장의 안전관리 문제와 저가 수주 경쟁으로 인한 건설 사업 수주가 어렵다는 것이다. 지역 인프라 관리 주체인 지자체가 노후 인프라의 관리를 위한 역량이 부족하고 유지관리 대상이 광범위해 정확한 비용 산정이 어렵다는 문제점도 파악했다.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건설 현장 안전과 노후 인프라 상태 정보를 생성하는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해당 연구과제를 선정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연구단은 건설환경공학 전공 특성을 살려 공공성이 큰 사회환경 기반 시설에 대한 공학 분야학문을 다루고 있다. 지역사회와 산업의 문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내 연구들은 논문과 첨단기술에만 집중해왔다. 이로 인해 대학과 현장 사이에 공백이 발생했다. 연구단은 이러한 갭을 줄이고 현장의 문제를 파악해 새로운 수요 창출하는 실사구시형 토목환경공학 연구를 추진하고자 했다. 교육을 위해서 지역 기업, 지자체와 공동 연구를 추진했다.”
연구팀은 어떻게 구성했나
“지자체와 지역 산업체 연구인력 그리고 대학 교수·대학원생이 한 팀이 됐다. 4개 분야에서 4개 팀이 구성됐다.”
연구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나
“먼저 지역과 현장의 기술적 애로사항에 대한 수요를 파악했다. 이후 대학원 신규 과목으로 ‘사회수요 맞춤형 RIT’ ‘산업수요 맞춤형 RIT’을 개설했다. 해당 과목은 일반적인 강의 방식이 아닌 PBL(Problem-based Learning)로 기업, 지자체 전문가와 학생들이 토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강의에서 새로운 기술 개발 아이디어나 현장 맞춤형 해결책이 나오면 공동 연구도 진행했다.”
지역의 연구중심대학 전문가와 네트워크 형성은 어떻게 이뤄졌나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대학원 졸업생들이 지역의 대학과 연구소, 기업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과의 자연스러운 교류가 이번 연구 네트워킹에 크게 도움이 됐다. 또한 지역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연구하고 학회에 성과를 발표하면서도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었다.”
어깨동무사업 수행을 통해 도출된 대표적 연구성과를 꼽자면
“재난재해·복합재난 적응기술의 분야에서는 원전구조물 안전성 평가, 노후교량 유지관리, 철근 대체 재료 문제해결기술 관련 논의 및 관련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기후변화 적응기술 분야에서는 부산, 제주 지역전문가와 지역 문제를 논의했으며 기후변화에 따른 대기, 지반, 지진 분야 관련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스마트 건설기술 분야에서는 건설 현장 안전성 보장을 위해 다양한 모니터링 기술을 접목해 산업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에너지 자원순환 기술 분야에서는 자원순환의 핵심기술과 지속할 수 있는 수자원 확보 및 디지털 수처리 기술 확보를 위한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이외에도 지역전문가와 공동 워크숍 3회, 지역전문가 자문회의 18회, 지역전문가 강연 10회, 학술발표 5회, 논문출판 7회 등을 진행했다.”
연구가 지역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나
“지역사회에 필요한 기술 수요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지역의 문제에 대학이 그리고 미래의 건설환경 기술 인재들이 관심을 두게 되면서 지역의 사회, 경제, 환경 문제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대학원생들이 정책과 기술을 접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산학협력 연구·교육 연계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싶다. 이를 통해 새로운 기술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을 것이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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