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 감염병 '원숭이두창(monkeypox)'이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 확산할 조짐을 보인다.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신문은 주로 아프리카에서 발견되는 원숭이두창 확산 조짐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숭이두창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돼 나타나는 질환으로, 치사율은 변종에 따라 1~10%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지만, 성 접촉으로 인한 전파 가능성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 이달 6일 올해 첫 확진자가 발생했고, 18일까지 영국 확진자는 9명으로 늘었다.
영국 첫 확진자는 지난달 나이지리아를 방문하고 최근 귀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확진자가 현지에서 어떻게 바이러스에 접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나이지리아는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으로 자리 잡은 국가다.
영국 보건당국은 "최근 확인된 확진자 4명은 모두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남성(MSM)으로 파악됐다"면서 "같은 방식의 성 접촉을 하는 그룹을 대상으로 '주의보'를 내렸다.
포르투갈에서도 원숭이두창 확진자 5명이 나왔고, 의심증상자도 15명에 달한다. 스페인에서는 마드리드주에서만 의심증상자 23명이 발생했다.
스페인 보건당국은 "일반적으로 원숭이두창은 호흡기로 전파되지만, 현재 의심 사례 23건은 성 접촉 중 점액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유럽뿐 아니라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캐나다를 방문한 1명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캐나다 보건당국도 의심 환자 13명 이상을 관찰 중이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최근 확진 사례와 유럽 각국의 사례를 종합해보면 이미 원숭이두창이 지역사회에 확산했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원숭이두창은 1958년 처음 발견됐다. 천연두와 비슷한 증상이 실험실 원숭이에서 발견돼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1970년 콩고에서 최초로 인간 감염 사례가 확인됐고, 이후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지역, 특히 콩고와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다소 증세가 경미한 '서아프리카형'은 치명률이 약 1%, 중증 진행 확률이 높은 '콩고분지형'은 10%다. 최근 유럽에서 발견된 원숭이두창은 서아프리카형으로 파악됐다.
원숭이두창에 걸리면 초기 증상으로 발열,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피로감 등이 나타나고, 이후 피부에 물집과 딱지가 생긴다. 잠복기는 5~17일이다. 통상 수 주 내 회복하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