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연구원장을 지낸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사진)는 18일 “한국전력의 적자를 만회하려면 전기요금을 30%까지 높여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한국전력의 올해 영업적자가 20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는 또 “새 정부는 임기 내내 심각한 에너지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탄소중립이 아니라 에너지 확보가 세계 각국의 최우선 정책이 된 만큼 우리도 에너지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손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탄소중립과 원자력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산업경쟁력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포럼은 국가미래연구원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했다.
손 교수는 현재 세계 각국이 기후정책의 중심축을 탄소중립에서 에너지 안보 우선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은 제26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의 주최국이었지만 석탄화력발전소를 다시 가동한다”며 “독일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대란을 우려해 석탄 발전 가동을 급히 늘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유럽 대부분의 나라가 더는 탄소중립 얘기를 하지 않는다”며 “에너지·자원난이 오고 있어 탄소중립보다 에너지 확보와 안보 측면을 더 고려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원전 정상화 방침과 관련해선 “탈원전 폐기는 분명히 맞는 방향이지만 원전만 더 짓는다고 당장의 에너지난이 해결된다고 보긴 어렵다”며 “더 적극적인 에너지 정책을 펴야 한다”고 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