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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어오르려다 식었다"…다시 매물만 넘치는 노·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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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엄청나게 끓어오르진 않았지만 대선 이후 '반짝' 몰렸던 관심이 다시 사그라들었습니다. 매수자, 매도자도 모두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입니다."(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한 부동산 공인 중개 대표)

서울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부동산 시장이 다시 가라앉는 모양새다. 새 정부의 ‘재건축 기준 완화’ 공약에 잠깐이나마 끓어올랐던 재건축 단지 분위기가 식었다. 해당 완화 방안을 내년 상반기로 미루면서다. 가격 급등에 정책 대출이 가능한 아파트가 급감했고, 금리 상승, 대출 규제 강화로 일반 단지 역시 마찬가지로 조용한 상황이다.

1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 따르면 인수위는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 개정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설정했다. 재건축 완화 방안이 공약으로 나온 이후 1기 신도시를 비롯해 서울 강남, 강북 등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치솟으면서 시장은 급등 조짐을 보였다.

윤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내놓은 공약은 문재인 정부가 2018년 상향한 ‘구조 안전성’ 가중치를 50%에서 30%로 낮추는 대신 ‘주거 환경’(15→30%), ‘건축 마감·설계 노후도’(25→30%) 등의 배점을 높여 안전진단 통과를 쉽게 하는 것이다. 구조 안전성 항목은 안전진단 평가 항목 가운데 가장 충족하기 어려운 요소다. 2018년 이후 서울에서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을 받은 12개 단지 가운데 7곳이 ‘재건축 불가’ 판정받았다.


이런 공약에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부 수요가 유입됐던 노·도·강 분위기도 사그라들고 있다. 상계주공6단지 인근 한 공인 중개 관계자는 “대선 공약으로 호가가 높은 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등 한 때 분위기가 살아나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서 기대감이 줄었다”며 “완화방안이 연기되면서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더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단지가 아닌 일반 단지에 대한 시장 분위기도 조용한 것은 마찬가지다. ‘돈줄’이 막혀서다. 지난해 집값 폭등으로 대표적인 서민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이 적용되는 기준인 6억원 기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노·도·강 내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은 각각 21.88%, 32.88%, 6.48%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 말 대비 적게는 64.34%포인트, 많게는 91.53%포인트 감소했다.

자금 여유가 있더라도 금리가 오르면서 실수요자들 부담이 커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변동형 주담대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는 4월 1.84%를 기록, 전월보다 0.12%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들은 전날부터 변동된 코픽스 금리를 반영해 주담대 금리는 연 3.17~5.04% 수준으로 뛰었다.

노원구 상계동에 한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집값 급등으로 보금자리론 등을 이용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가격이 올랐다. 뿐만 아니라 일반 주담대 금리도 단기간 내 급등했다”며 “노·도·강에 진입하는 실수요자들 대부분이 대출을 통해 주택을 마련해왔기 때문에 ‘돈줄’이 막히면서 거래가 뜸하다”고 했다.


한편 노·도·강 아파트 매매는 급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매매는 모두 621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888건에 비해 2267건(78.49%) 줄어들었다. 1년 새 거래량이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도봉구가 올해 1~4월까지 155건 거래되면서 전년 동기(825건)보다 81.21% 감소했고, 강북구가 같은 기간 376건에서 80건으로 296건(78.72%) 줄었다. 노원구는 1687건에서 386건으로 1301건(77.11%) 급감했다.

매매 심리도 부진하다. 노·도·강이 포함된 동북권 매매수급지수는 5월 둘째 주(9일) 기준 86.4로 서울 7개 권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집을 사려는 수요자보다 팔려는 수요자가 많단 의미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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