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한국시각) 밤 10시에 화상으로 열린 ‘제2차 글로벌 코로나19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임기 초반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한 가운데 6시에 칼퇴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졌다.
윤 대통령의 '칼퇴설'은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북한이 미사일을 쏜 와중에도 윤 대통령이 '선제 퇴근'했다"고 올라오며 퍼지기 시작했다. '선제 퇴근'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했던 '선제타격'을 비꼰 표현이다.
하지만 이날 윤 대통령이 6시 퇴근했다는 것은 가짜뉴스다.
청와대 측은 "대통령의 업무는 24시간 중단되지 않는다. 출퇴근 개념 자체가 없다"면서 "북한 미사일 도발 때 일찍 퇴근했다는 일부 보도는 가짜 뉴스다. 대통령은 그날 늦게까지 집무실에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대변인실은 오후 보도 참고자료를 배포하면서 윤 대통령이 밤 10시 국제 화상 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취임한 윤 대통령의 다자 정상회의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상 형식이기는 하나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한 것이다.
작년 9월에 이어 2번째로 열린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대유행의 단계를 종식하고 미래 보건 위협에 대해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과 독일·벨리즈·인도네시아·세네갈이 회의를 공동 주최했다. 의제는 백신 접종, 진단검사와 치료제 접근 확대, 보건 안보 강화와 미래 재난 방지를 위한 방안 등이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참석했다. 오는 21일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정상이 화상으로나마 처음으로 만난 자리인 셈이다.
가짜뉴스의 발원지는 명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한 네티즌이 "오후 6시인데 도로에 교통 통제한다"고 글을 올리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초동 자택에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까지 출퇴근하는 윤 대통령의 교통통제로 예상하고 "오후 6시에 교통 통제한다고? 그럼 대통령 퇴근이네"라는 선동이 시작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서울 시내 길이 막히면 "윤석열 때문이다"라는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었으면 됐을 걸 집무실 이전한답시고 출근길 길을 막고 출퇴근한다는 게 말이 되냐. 불편해서 못 살겠다"고 글을 적었다. 이에 한 네티즌이 "용산 사시느냐"고 묻자 게시자는 "광주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일부 인사들이 윤 대통령의 출근길 교통통제를 두고 "지각출근이다"라고 비판하자 대표적인 친민주당 성향의 진혜원 수원지검 안산지청 부부장검사는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은 '성실의무'와 '직장이탈금지 의무'를 가진다"며 "공무원은 9시부터 6시까지 직장을 이탈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고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다. 주어를 생략했으나 윤 대통령의 출근시간을 비판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