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USD(UST) 가격이 최근 며칠 새 99%나 폭락하면서 시장 내 불안이 커지고 있다. 국내 거래소들은 해당 종목을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입출금을 제한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13일 오후 3시께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BTC마켓(비트코인으로 가상화폐 거래)에서 1루나 가격은 0.00000003BTC(약 1원)으로, 지난 6일 0.0021BTC(약 8만4000원)에서 99.999%이상 하락했다. 이달 1일만 하더라도 루나는 10만원대에 거래됐으며, 6일 즈음부터 하락하다 9∼10일 폭락했다.
이에 업비트와 빗썸은 지난 11일 루나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고, 이날 입출금을 중단했다. 빗썸에선 루나 가격이 2700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신규입금이 제한된 영향이다. 코인원과 코빗도 지난 10∼11일 입출금을 중단했으며, 국내외 추이를 모니터링 한다는 방침이다.
루나와 테라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30살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가상화폐다. 테라는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최근 테라 시세가 1달러 아래로 내려가며 자매 코인인 루나가 급락했다. 이에 테라가 또 하락하는 악순환인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에 말려들면서 이같은 대폭락 사태가 발생했다.
가상화폐 시장에선 시가총액 10위권에 들었던 종목이 한 번에 무너지면서 발생한 투자 심리 위축이 다른 종목들로까지 번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루나발 폭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비슷한 성격의 알트코인을 매도하면서 시장 전반의 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심지어 업계에서는 가상화폐 시장이 본격적 침체기에 접어들 가능성까지 나온다. 권 대표가 테라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비영리단체 '루나파운데이션 가드'가 수십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인데, 테라 유동성 공급을 위해 비트코인을 대량 매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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