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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주식이 일제히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했다. 올 들어 적자 기술주가 급락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이어가던 빅테크 기업마저 무너지면서 증시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빅테크 기업은 이날 기준으로 모두 약세장에 진입했다. 최후의 버팀목으로 여겨지던 애플은 이날 2.69% 하락한 142.56달러에 마감했다. 고점(182.94달러)과 비교하면 22.07% 빠진 상태다. 통상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으로 분류된다.
FAANG 가운데 하락 폭이 가장 큰 기업은 넷플릭스다. 고점 대비 75.13% 급락했다. 이 밖에 메타플랫폼스(-50.24%), 아마존(-43.32%), 알파벳(-25.54%) 등도 모두 약세장에 접어들었다. 시총 2위 마이크로소프트(-26.97%)와 테슬라(-41.46%), 엔비디아(-53.31%)도 약세장에 진입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으로 적자 기술주가 폭락하는 가운데서도 빅테크 기업은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실적이 탄탄하고 현금 흐름이 안정적이어서 금리 상승기에도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실제 애플은 올 들어 지난 3월 말까지 1.67%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우려가 증시를 덮치자 빅테크 기업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조시 브라운 리솔츠웰스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빅테크 기업이 약세장에 진입한 것은 이들 종목에 문제가 있다기보다 시장 전반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장이 반등할 경우 빅테크 기업의 상승 여력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목표가 평균 대비 애플은 29.0% 상승 여력이 있다. 낙폭이 컸던 넷플릭스(93.4%), 아마존(74.2%), 메타플랫폼스(54.1%), 알파벳(45.5%), 마이크로소프트(38.7%) 등도 상승 여력이 높다는 평가다.
다만 넷플릭스는 매수 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 비중이 25.0%에 불과했다. 나머지 종목은 매수 의견 비중이 60~80% 수준이다.
니콜라스 콜라스 데이터트랙리서치 공동창업자는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기업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빅테크 기업에 대한 매도세가 계속될 수 있다”며 “다만 증시 하락세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징후가 나오고 있고, 2주 전과 비교하면 투자 매력이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