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을 처음으로 인정한 가운데 정부가 국내 잔여 백신 공여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2일 북한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처음으로 인정하고 최대 비상방역체계로 전환했다. 북한에 유입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렸던 오미크론 변이 BA·2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2020년 2월부터 오늘에 이르는 2년 3개월에 걸쳐 굳건히 지켜온 우리의 비상 방역 전선에 파공이 생기는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8일 평양의 '어느 한 단체'에 소속된 유열자(열이 있는 사람)들에게 채집한 검체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변이의 하나인 '오미크론'과 일치했다고 한다. 다만 북한은 바이러스 유입 경로와 확진자 수 등 다른 구체적인 상황은 밝히지 않았다.
소식이 전해진 이후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백브리핑에서 북한을 잔여 백신 공여 대상 국가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 공여를 검토한 바 없다"면서도 추후 공여를 검토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달까지 유통기한 만료 등으로 국내에서 폐기된 코로나19 백신은 누적 37만9311바이알(병)이다. 코로나19 백신 한 바이알에는 여러 회분이 들어 있는데, 지난 3월 22일까지 누적 폐기량은 233만회분이 넘는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백신 잔여량은 1477만4000회분이다. 백신별로는 화이자 770만2000회분, 모더나 332만6000회분, 얀센 198만6000회분, 노바백스 157만9000회분, 소아용 화이자 18만2000회분이다.
한편 북한은 전국의 모든 시, 군들에서 자기 지역을 철저히 봉쇄하고 사업단위, 생산 단위별로 봉쇄한 상황에서 사업과 생산활동을 조직해 바이러스 전파 공간을 완벽하게 차단하라고 지시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