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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 매물 쌓여도…급매 빼곤 쳐다도 안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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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보다 10% 이상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아니면 손님들이 쳐다보지도 않아요. 집주인들도 ‘좀 더 지켜보겠다’며 호가를 낮출 생각을 안 합니다.”(서울 마포구 염리동 A공인 관계자)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거래 가뭄’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시행에 맞춰 다주택자들의 ‘절세 매물’이 시장에 풀리고 있지만 매수세가 붙지 않고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 ‘가격 괴리’로 당분간 거래가 끊기고 매물만 쌓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얼어붙은 매수 심리…급매물도 외면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날까지 집계된 4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139건이다. 아직 거래 신고 기한(계약 후 30일)이 3주가량 남았지만, 3월 거래량(1434건)에 못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작년 상반기 매달 3000~5000건의 거래가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줄어든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집값 고점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수요자들 사이에선 ‘일단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하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작년 11월 셋째 주 이후 25주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고 있다. 매매수급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아파트를 살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거래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울 외곽에선 매물이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강북구 아파트 매물은 1130건으로,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방안이 발표된 3월 말(991건)보다 14.0% 늘었다. 같은 기간 성북구는 12.2%, 도봉구는 10.7%, 은평구는 9.9% 증가했다. 인기 주거지로 꼽히는 마포구에서도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가 줄면서 매물이 15%가량 늘어났다.

매물이 늘면서 강북의 일부 아파트 단지에선 직전 최고가보다 수억원 떨어진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0일 11억원에 팔려 작년 6월 최고가(13억원)보다 2억원 떨어졌다. 장위동 B공인 관계자는 “11억원짜리 급매물이 더 나왔지만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며 “거래가 워낙 없다 보니 시세가 무의미한 상황”이라고 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84㎡도 지난달 16일 직전 최고가(8억9000만원, 2021년 11월)보다 1억원 낮은 7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대출 규제 풀릴 때까지 관망세 지속”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추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국정과제에서 생애 첫 주택 구입자의 담보대출비율(LTV)을 현행 70%에서 80%까지로 상향 조정하고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도 일부 허용하겠다고 했지만, 대출 문턱이 여전히 높아 거래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권 팀장은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다주택자 LTV(현재 규제 지역은 0%)를 60% 정도까지 높여 주는 식의 핀셋식 완화 정책이 더 나와야 수요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는 예상보다 점진적으로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규제 완화로 집값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때부터 ‘속도 조절’ 목소리가 여러 차례 나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적어도 6월 지방선거 전까지는 관망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하헌형/이혜인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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