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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AI가 신용평가…중저신용자 대출 승인율 4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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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금융권 인공지능(AI) 개발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회사가 있다. 개인 간 대출을 중개하는 P2P 금융사로 출발해 지난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1호 업체로 등록한 피플펀드다. 이 회사의 머신러닝(ML) 엔지니어팀은 지난달 28일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자회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코리아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한 금융권 AI·ML 개발자 게임데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토스뱅크 삼성화재 농협은행 국민카드 등 국내 내로라할 금융사들을 제치고 얻어낸 결과다.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피플펀드 본사에서 만난 김정무(28) 진승정(30) 조경제(28) 유지훈(24) 엔지니어는 “‘금융권에서 AI를 가장 잘 하는 회사’가 피플펀드의 목표”라며 “피플펀드가 AI 분야에서 가진 경쟁 우위를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피플펀드는 이렇게 기술력을 입증받은 머신러닝 기법을 신용평가, 금융사기 탐지 등에 이미 적용하고 있다. 자산규모 업계 1위인 피플펀드는 3400억 원 넘는 대출잔액의 3분의 1 이상이 개인신용대출이다. 충분한 상환 능력과 의지가 있는데도 신용점수가 낮거나 아예 없어서 은행 대출을 거절당한 소비자를 개인 투자자와 연결해준다.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10.8%. 중·저신용자와 금융 이력이 부족해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신파일러에게 은행보단 높지만 2금융보단 낮은 금리로 대출을 내주려면 은행보다 정교하게 신용을 평가하고 사기꾼을 걸러내는 게 핵심이다.

피플펀드가 개발한 머신러닝 기반 신용평가 모형은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연소득, 신용거래기간, 과거 채무 이력 등을 중시하는 기존 모형에선 불리할 수밖에 없었던 20대나 2금융권 대출 보유자에 대해서도 각각 서로 다른 모형에 따라 신용을 평가한다. 조 엔지니어는 “기존 신용평가 모형은 누구나 예외없이 한 줄로 세워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었다면, 피플펀드는 수요자의 세대 생애주기 라이프스타일 등에 따라 수천 개 데이터 포인트를 선별·가공해 서로 다르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줄을 달리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플펀드는 이 결과 부실률이 1.4%로 동일할 때 중신용자에 대한 대출 승인율이 51.7%로 기존 신용점수 기반 모델(13.1%)보다 4배 높아졌다고 했다.

전화 상담 소비자의 목소리 톤, 속도, 주로 쓰는 단어 등 음성 데이터를 신용 평가와 사기 탐지에 활용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진 엔지니어는 “목소리 톤이 조급하거나 ‘빨리’ 같은 단어를 많이 쓰면 불량률이 높다고 판단하고 추가 심사를 거치도록 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피플펀드는 최근 늘어난 금융사기의 일종인 ‘무연체 회생’ 사기를 잡아내는 모델도 금융권 최초로 이달 가동할 예정이다. 대출받은 뒤 전혀 연체가 없다가 갑자기 돈을 못 갚겠다며 개인 회생을 신청하는 사기꾼을 사전에 머신러닝 기법으로 잡아내는 것이다. 조 엔지니어는 “실시간 모니터링 결과 기존 모델보다 사기범을 걸러내는 성능이 40% 이상 높다”며 “3개월 이내 초단기 연체 가능성이 높은 대출을 사전에 잡아내는 모형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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