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3와 유사한 폴더블폰을 시장에 연달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가 2020년 최초로 선보인 클램셸(조개껍데기) 형태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3이 시장성을 인정받자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 오포가 클램셸 형태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레노버가 인수한 모토로라는 올 여름 폴더블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폰아레나 등 외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토로라의 폴더블폰은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 형태로, 갤럭시Z플립3와 흡사하다. 피처폰이었던 '레이저'의 감수성을 살렸지만, 스마트폰을 펼쳤을 때는 하나의 디스플레이가 나타나는 폴더블폰으로 지문인식 센서를 전원 버튼에 통합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오포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클램셸 형태의 폴더블폰 출시를 준비 중이다. GSM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오포는 최근 클램셸 형태 폴더블폰을 100만원이 안 되는 가격에 출시할 전망이다. 150만원대인 갤럭시Z플립3보다 50만원 정도 저렴한 가격. GSM아레나는 "오포의 '플립 폰'은 빠르면 올 여름에 출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화웨이는 이미 지난해 12월 클램셸 형태 폴더블폰 'P50 포켓'을 선보였다. 애플은 아직 폴더블폰 출시 계획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외신 등을 통해 클램셸 형태 폴더블 아이폰 렌더링이 유출된 상황이다.
中서 점유율 0%대지만 '갤Z플립'은 달라
중국 업체들이 갤럭시Z플립과 유사한 클램셸 형태의 폴더블폰을 잇따라 출시하는 이유에 대해 업계는 클램셸 폴더블폰이 시장에서 그 인기를 증명받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국내에서도 좌우로 접는 폴더블폰보다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 폴더블폰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됐던 갤럭시Z폴드·플립3의 경우, 갤럭시Z폴드3보다 갤럭시Z플립3의 판매 속도가 약 2배 빨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Z플립은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폰꾸족'(스마트폰을 꾸미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형성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KT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갤럭시폴드3가 30대와 40대 순으로 예약 고객이 많았다면, 갤럭시Z플립3는 30대·20대가 나란히 예약 순위 1·2위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내에서 클램셸 형태의 갤럭시Z플립3이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중국 업체들이 우후죽순 클램셸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갤럭시Z플립3이 출시된 직후 중국에서 진행된 인기 라이브 커머스에서 준비된 물량 3000대가 3분 만에 모두 완판된 게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0%대로 고전 중임을 고려하면 갤럭시Z플립3의 이 같은 돌풍은 이례적 현상이란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갤럭시Z폴드·플립4를 출시한다. 특히 갤럭시Z플립4는 배터리 용량 증가, 커버 디스플레이 화면 확대, 카메라 성능 강화 등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달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폴더블폰 신모델 출시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초기 공급부터 차질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고객에게 폴더블 경험을 효과적으로 알려 신모델 출시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