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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의 반전…"한국 기술력으론 불가능" 예상 완전히 뒤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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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현대로템과 함께 최고 시속 320㎞의 동력분산식 고속철도 차량 ‘KTX-이음’(EMU-320)을 2027년까지 200량 발주할 계획을 내놓으며 전국 주요 도시를 '2시간 생활권'으로 묶는 청사진을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약 1조1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이번 발주 물량은 수원ㆍ인천발 KTX와 평택-오송 구간 남부내륙선에 차례로 투입될 예정이다.

KTX-이음은 전 세대 열차인 KTX-산천의 '동력집중식'(열차의 양 끝에만 동력원을 탑재하는 방식)에서 모든 차량에 동력을 분산 탑재하는 방식인 '동력분산식'으로 전환해 가감속 성능을 개량한 열차다.

이처럼 차세대 고속열차 도입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우리나라가 전 세계 4번째 고속열차 상용화 국가가 되기까지 뒷이야기가 재조명 받고 있다. 9일 현대로템 공식 블로그에는 ‘KTX 개발비화! 한국산 고속열차 개발 Story’라는 글이 게재됐다. 처음 국산 기술로 고속열차가 제작되는 과정부터 현재의 동력분산식 고속열차가 탄생하기까지 개발 과정을 풀어놓은 글이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고속열차 개발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첫 번째 고속열차인 KTX-산천은 1994년 프랑스에서 기술이전을 받아 제작한 연구개발 차량 HSR-350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첫 고속열차 개발 착수 당시 국내에는 설계나 제작, 노하우 등 고속열차 상용화를 위한 기술력과 산업적 기반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기술을 이전한 프랑스 연구진조차도 "한국의 고속열차 국산화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할 정도였다. 하지만 KTX-산천은 2008년에 첫 편성 출고에 성공하면서 한국은 세계 4번째로 고속열차를 개발하고 상용화한 국가가 됐다.

현대로템은 KTX-산천 개발 당시 시속 300㎞ 이상급 속도에 맞는 열차추진시스템 관련 부품부터 확보해야 했다고 한다. 프랑스로부터 기술이전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고속열차는 다른 국가에서도 기밀로 관리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해당 부품의 정보를 얻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부품 확보 후에도 해당 부품을 고속열차에 적용하기 위해 참고할만한 자료나 정보가 없어 일일이 경우의 수를 시험해보는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여기에 제작된 차량이 운행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최적화하는 검증 작업도 필수다. 신규 차종 개발 시에는 이론 상 이상적인 기준치로 설계와 제작에 들어가지만 주행시험을 반복적으로 거치다보면 복합적인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도 이론과 실제 주행 시험 결과는 정확히 일치하지 않았다. 결국 공기의 흐름을 개선하는 하부 대차와 차량 옥상 덮개의 위치 등을 변경하면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시험해보고 나서야 최적의 설계를 진행할 수 있었다.

제작 기간 자체가 짧게 주어지는 경우도 있다. 감사원이 2012년 펴낸 ‘KTX 운영 및 안전관리실태’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KTX-산천은 당시 국내 신규 개발 차종 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사례 대비 제작기간과 시운전이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의 고속철도 차량인 TGV(떼제베)는 제작기간 60개월에 시운전 거리는 20만㎞에 달했으나 KTX-산천은 제작기간 36개월에 시운전 거리는 6000~1만2000㎞에 그쳤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신규 고속철도차량 개발과 양산에는 여러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 동안 축적한 역량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우수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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