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열린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참석자들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백악관 만찬에 참석했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지난 4일 코로나19에 감염된 데 이어 ABC방송, 워싱턴포스트(WP), 미국의소리(VOA) 기자 등이 최근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직까지 확진 인원 중 병원에 입원할 정도의 중증 환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은 미국 대통령과 정·관계, 언론계 인사 등 수천 명이 참석해온 연례행사로,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는 열리지 않았으나 올해 재개했다.
지난달 30일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올해 만찬에는 26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도 참석해 연설했다.
당시 행사를 준비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측은 참석자들에게 모두 당일 코로나19 음성 판정 결과와 백신 접종 기록을 제출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된 상황에서 해당 행사가 코로나19 재확산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더힐은 이번 감염자 속출과 관련해 "해당 만찬 행사로 감염이 됐는지 아니면 지난 주말 이와 관련된 많은 파티들 중 하나에서 감염됐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대규모 실내 모임이 어느 정도 위험을 수반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올해 초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하루 평균 80만 명을 넘기는 등 폭증하다가 급감하며 방역 지침 또한 대폭 완화됐다. 그러다 최근 다시 확진자 수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