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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간판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 국가적 위기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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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이 연재하고 있는 ‘애플 왜 강한가’ 기획 시리즈는 서늘한 위기감을 준다. 애플과 삼성전자 간 스마트폰 매출 격차는 지난 5년 새 1.9배에서 2.7배로 더 벌어졌다. “한때 애플과 특허 전쟁까지 치르며 경쟁했는데 이제 우리는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는 삼성전자 관계자의 탄식에 새삼 놀랍기만 하다.

불안한 조짐은 휴대폰만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선 글로벌 1위지만 미래 핵심 먹거리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에선 점유율(매출 기준) 18%로 대만 TSMC(53%)와의 거리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 1174억달러 규모로 성장해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30%가량을 차지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분야 상위 10개 업체에 한국 기업은 찾아볼 수 없다. 반도체와 함께 한국 경제를 이끄는 자동차, 전자제품, 조선, 철강, 화학 등 주력 산업의 현실은 또 어떤가. 전기차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현대차·기아의 시가총액은 테슬라의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이들 국내 6개 주력 업종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5.4%로, 같은 업종 해외 기업 영업이익률(9.4%)의 반토막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배터리 시장에서도 한국의 지위는 위태롭다. 중국 CATL의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한국 배터리 3사를 합친 수치를 넘어섰다.

한국의 대표 기업들이 글로벌 선도기업에 점차 경쟁력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때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를 걱정했지만, 요즘은 일본 자리에 세계 최강 미국 기업들이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미국 기업들과 한국 기업들의 사업환경 격차는 너무나 크다. 한국의 법인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다. 매출이 삼성전자(모바일 사업 부문 기준)보다 4배나 많은 애플이 내는 법인세가 삼성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새 정부는 핵심 국정과제로 ‘민간 주도 성장’을 내세우면서 기업 규제 혁파를 공언했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기업들을 국내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쳐다보는 시선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한국에선 대기업 집단일지 몰라도 5대 그룹 정도를 제외하면 해외에선 그야말로 ‘구멍가게’ 수준에 불과한 게 냉정한 현실이다. 한국 대표기업의 경쟁력 저하는 곧장 산업 경쟁력 약화와 국가적 위기로 연결된다. 기업들이 해외에서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글로벌 수준의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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