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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2억씩 떨어졌지"…'인천의 강남' 송도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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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집값이 크게 오르며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던 송도가 올해 들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최고가 대비 2억원씩 떨어진 하락거래가 속출하는 것은 물론, 올해 집값도 인천에서 가장 많이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분양 시장도 무순위 청약을 반복해도 6개월째 주인을 찾지 못한 물량이 쌓이는 등 저조한 모양새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e편한세상송도' 전용 84㎡는 지난달 말 8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10억7500만원까지 올랐던 집값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2억2000만원 하락한 것이다.

같은 지역 '더샵그린워크1차' 전용 84㎡는 지난달 8억7000만원에, '글로벌캠퍼스푸르지오' 전용 101㎡는 8억9800만원에 손바뀜됐다. 각각 지난해 8~9월 사이 기록한 최고가에서 2억2500만원, 3억4700만원 내린 가격이다. '송도더샵퍼스트파크' 전용 84㎡ 역시 지난달 11억8000만원에 팔리면서 지난해 12월 기록한 최고가 13억1000만원에서 몸값이 1억3000만원 내렸다.

송도동의 A공인중개사는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이 아니면 거래되지 않는다"며 "매수세가 적지만,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으면서 매물이 쌓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집값 상승기 1100건 남짓이던 매물, 이제 3000건 육박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송도에는 매물 적체가 심화하고 있다. 집값 급등과 매물 품귀로 신고가가 잇따르던 지난해 8월 말 1100건 남짓이던 송도 매물은 올해 1월 1일 2082건으로 2000건을 넘어섰고 지난 4일 2992건으로 늘어나며 이달 들어 3000건에 육박했다. 3배 가까이 매물이 늘어난 셈이다.

매수세가 끊겨 매물이 쌓이고 급매물만 나가다 보니 집값도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은 송도가 위치한 인천 연수구 집값이 1월 넷째 주부터 14주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인천 연수구 집값은 누적으로 0.45%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인천 전체 집값이 0.11% 하락한 것에 비하면 변동률이 4배가 넘었다. 32.22% 오르면서 인천 집값 상승을 이끌던 지난해 상황이 무색해졌다.


분양 시장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송도에서는 기존 청약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무순위 청약을 거듭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송도 센트럴파크 리버리치'는 지난 2일 일곱 번째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분양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주인을 다 찾지 못했다.

올 초 분양한 '송도 럭스오션SK뷰'도 지난 3일 16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지난달 129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지만, 모집 가구를 다 채우지 못한 것이다. 다만 두 번째 무순위 청약에서도 일부 평형은 미달이 발생하며 완판에 실패했다.
내년까지 5만 가구 초과 공급…약세 지속 전망
현지 중개업계는 송도의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주택에 대한 매수세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공급 폭탄마저 예정된 탓이다. 인천의 입주 물량이 많이 늘어나며 향후 전·월세 공급이 늘고 집값도 덩달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실에 따르면 인천에 예정된 입주물량은 올해 3만8991가구, 내년 4만825가구다. 아실은 인천의 적정 수요를 연간 1만4766가구 수준으로 평가했는데, 올해와 내년에 걸쳐 5만 가구 넘는 초과 공급이 발생하는 셈이다. 청약시장 물량도 많다. 인천시는 2025년까지 18만5000가구, 2030년까지 40만5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송도동의 B공인중개사는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낮다"며 "고객들에게 연락하면 '지금 가격에는 살 생각이 없다. 값이 더 내려가길 기다리겠다'는 답이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크게 오른 가격을 받쳐줄 만큼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공급물량도 상당히 많기에 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꺾였다. 공급이 이어지면서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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