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 세력들의 위협에 ‘선제적’으로 맞서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유사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군사력 강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0일 김정은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을 지휘한 군 수뇌부들을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로 불러 격려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적대 세력들에 의해 지속되고 가증되는 핵 위협을 포괄하는 모든 위험한 시도들과 위협적 행동들을 필요하다면 선제적으로 철저히 제압·분쇄하기 위해 우리 혁명 무력의 절대적 우세를 확고히 유지하고 부단히 상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군 수뇌부들에게 “조국과 혁명, 인민 앞에 지닌 숭고한 사명감을 순간도 잊지 말고 필승의 자신심(자신감)을 가지고 위대한 우리 국가의 자위력을 백방으로 다지기 위한 성스러운 위업에 몸과 마음, 지혜와 열정을 아낌없이 바쳐나가라”고 지시했다. 김정은은 지난달 25일 열린 열병식 연설에서 핵무기를 전쟁 방지뿐만 아니라 근본이익 침탈 시도에도 사용하겠다고 밝히는 등 선제 핵공격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번 발언 역시 이 같은 열병식 연설 메시지를 재차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연이은 선제 타격 발언은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북한은 핵보유국으로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를 압박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유예)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대북 제재 해제를 얻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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