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올해 상반기 홍콩에 블록체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한다. 실제 암호화폐가 포함된 ETF가 상장되는 것은 아시아 최초다. 2030세대의 관심이 큰 '블록체인' 테마를 글로벌 시장에서 선점해 삼성자산운용의 이미지를 젊고 글로벌하게 바꾸겠다는 취지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상반기 홍콩에 블록체인 ETF 상장을 추진한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미국 ETF 전문 운용사 앰플리파이 지분 20%를 취득했다. 투자 규모는 약 3000만 달러로, 삼성자산운용은 앰플리파이 ETF에 대한 아시아 독점 판매권을 확보했다.
앰플리파이의 스타 상품 중 하나는 '앰플리파이 트랜스포메이셔널 데이터 셰어링 ETF(BLOK ETF)'다. 암호화폐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암호화폐 은행 플랫폼을 제공하는 실버게이트캐피탈, 비트코인 채굴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드는 엔비디아, 암호화폐 중심 투자운용사 갤럭시디지털홀딩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비트코인 선물 등이 거래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등을 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암호화폐 가격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이유다. 이 상품과 동일한 구조로 운용되는 ETF를 삼성자산운용 이름으로 홍콩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은 현재 홍콩에 반도체, FANG+, 차이나인터넷, 리츠, 원유 ETF 등 5개 상품을 '삼성' 브랜드로 상장했다.
BLOK ETF는 기업 뿐만 아니라 '퍼포즈 비트코인 ETF'처럼 실제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ETF도 일부 담고 있다. 삼성 블록체인 ETF를 홍콩에 상장하면 실제 암호화폐가 포함된 아시아 최초의 블록체인 ETF가 된다. 다만 암호화폐를 간접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에 국내 상장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밖에 앰플리파이의 스타 상품들에 대한 국내외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인만큼 '앰플리파이 CWP 인핸스드 디비든 인컴 ETF(DIVO ETF)' 등을 국내나 홍콩에 추가 상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