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금융위원회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금융위에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이 회장은 내년 9월까지 임기가 남았으나, 친 정부 인사로 분류돼 정권이 바뀌면서 교체되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이 회장이 대선 직후부터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사표를 제출하겠다고 주변에 종종 말씀하셨는데 그 시기가 앞당겨진 듯하다"며 "금융위와 청와대에서 이미 정리된 사안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 정부 초인 지난 2017년 취임해 동명이인인 전임 이동걸 회장에 이어 취임했고, 한 차례 연임했다. 임기는 내년 9월까지로 1년 5개월가량 남아있으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공공기관장 인선을 검토하면서 조기에 물러나게 됐다.
이 회장은 대전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가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이전을 공약으로 제시하자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기자간담회를 통해 "(산은) 지방이전은 진보가 아닌 퇴보"라고 지적했고 "산업이나 기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모르니까 은행만 옮기면 되는게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근본적인 인프라와 기술, 사업성을 갖춰야 하는데 지역 정치인들이 지방이전을 굉장히 주장하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대우건설, 금호타이어 등의 굵직한 산업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시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 KDB생명, 쌍용차 등의 매각을 마무리지 못했다는 게 아쉬운 점으로 평가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회장은 정책은행으로서 구조조정의 중요성을 키우고, 산은에 벤처투자 등 '혁신'의 역할을 강조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