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21일 서울에서 첫 정상회담을 한다.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이고, 역대 정권 출범 후 가장 빨리 개최하는 한·미 정상회담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만남을 제안해 성사됐고, 미국 대통령이 직접 서울로 와서 회담하는 등 여러모로 주목할 점이 많다. 미국과 공조해야 할 핵심 현안이 많은 한국으로서는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할 것이다.
회담 의제는 그 어느 때보다 많다. 북핵 문제부터 금융시장 안정 협력, 글로벌 공급망 협조, 중국 견제를 위한 한·미·일 공조 강화 등 한반도를 둘러싼 다양한 이슈가 다뤄질 전망이다. 미국이 최근 제안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구축 방안도 빠질 수 없는 의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시급한 것은 동맹으로서의 신뢰 회복이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는 미망(迷妄)에 사로잡혀 지난 5년 내내 동맹 미국과 마찰만 일으킨 게 현 정부 외교의 실상이다. 대북(對北)·대중(對中) 굴종 외교에 워싱턴 정가에서는 ‘한국 패싱’이 일상화했고, 심지어 동맹국 중 한국에만 ‘철강관세 유지’라는 경제 보복을 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윤 당선인은 줄곧 양국 관계를 군사·안보 차원을 넘어 경제와 통상,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포괄적 전략 동맹관계’로 격상시키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자유와 민주, 인권, 평화 등 글로벌 규범을 공유하는 ‘가치 동맹’의 일원임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속에서 북핵 위협 대응이나 전략물자 수급,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원자력 협력 강화 등의 현안도 순조롭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도 한·미 정상외교를 통해 물꼬를 터야 한다. 백악관이 밝혔듯이 바이든 대통령의 동북아 순방의 주요 목적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일 양국 관계의 개선이다. 일단 우리도 첫발은 잘 뗐다. 한·일 정책협의대표단이 4박5일의 방일기간 동안 기시다 후미오 총리 등을 만나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이참에 한·일 정상회담 개최, 정상 간 셔틀외교 복원 등도 추진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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