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27일 13:3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는 1960년 미국에서 처음 도입됐다. 가까운 일본에 들어온 것은 2000년이다. 리츠 제도를 도입한 선진국들은 상장리츠가 각 나라 주식시장에서 적게는 2%, 많게는 10% 이상 시가총액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한국도 리츠 제도를 2001년 도입했지만 미성숙한 시장 환경으로 리츠의 배임·횡령 이슈가 생기고, 정책적인 인센티브는 부족해 시장이 의미 있게 크지 못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가 리츠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지속적으로 내는 동시에 이리츠코크렙리츠와 신한알파리츠 등이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성장 불씨를 살렸다. 현재 국내 상장리츠는 총 19개, 시가총액은 8조원 규모에 이른다.
활성화 대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정부는 사모 부동산펀드에 부여하던 세금 혜택을 공모 리츠 및 부동산펀드로 옮겼다. 사모펀드는 재산세 일반과세가 적용되고 리츠는 재산세 분리과세가 되면서 경쟁력 있는 수익률 달성이 가능해진 것이다. 투자자 측면에서 배당세율 인하 혜택을 받고,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에서 상장리츠 투자가 가능해진 점도 리츠 활성화의 주요 동력이다.
미국과 일본 등도 리츠 제도 도입 이후 규모 성장을 이룬 배경엔 세금 혜택이 있었다. 이를 고려하면 국내 상장리츠 시장도 성장 모멘텀을 가지게 됐다고 판단한다. 선진국 대비 성장 초기 단계로, 향후 기존 리츠들의 규모 성장과 다수의 신규 리츠 IPO(기업공개)도 예상된다.
그렇다면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상장리츠만의 투자 매력은 무엇일까.
먼저 지수편입 효과를 들고 싶다. 글로벌리츠 지수는 FTSE, MSCI 등이 보유 중이다. 대표적인 지수인 FTSE EPRA/NAREIT Developed 지수는 다수의 액티브 및 패시브 자금이 추종하고 있어, 지수 편입 시 투자 수요가 커지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해외 선진국 리츠도 지수 편입 시 주가 리레이팅(똑같은 이익을 내더라도 주가가 더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는 것) 효과가 다수 관찰됐다.
둘째, 회사채 발행을 통해 부채비용을 낮출 수 있는 점도 리츠의 매력 중 하나다. 현재 국내 상장리츠의 부채 대부분은 부동산 담보대출로 대출금리 수준을 예상할 수 있다. 여기에 무담보 보증사채 혹은 담보부 사채를 활용할 때 신용등급에 따라 통상적으로 약 50bp(1bp=0.01%포인트) 이상 수준의 부채 비용 감소가 가능하다. 회사채를 활용하는 리츠의 경우 배당가능이익의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리츠가 양질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임차인과 부채비율을 잘 관리해 신용등급을 높이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셋째, '사이즈 효과'도 국내 상장리츠의 성장 가속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로 꼽을 수 있다. 현재 국내 상장리츠의 시가총액은 약 1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 사이에 있다. 평균 시가총액은 4425억원으로, 평균 8조원 수준인 선진국 상장리츠 대비 작은 규모다. 이런 작은 규모가 오히려 성장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같은 조건의 1000억원 규모 자산을 시가총액 8조원 규모 리츠가 살 때보다 1조원 규모 리츠가 살 때 외형 성장에 미치는 기여도가 클 수밖에 없다.
이처럼 한국 리츠는 성숙기 단계에 있는 선진국 대비 투자매력이 있으며, 향후 기관자금 외에도 개인투자자의 관심도 크게 올라갈 것이라 기대한다. 부동산 시장 측면에서는 유동성을 부여하는 시장참여자가 늘어난다는 점, 상장리츠를 통해 부동산시장의 데이터가 보다 투명해질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개인투자자 측면에서는 기관투자자와 동등한 입장에서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리=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