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뮤직의 국내 이용자 수 상승세가 확연한 가운데 이용자 이탈에 비상이 걸린 음원업체들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신사업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공룡' 유튜브의 진출 속에 음원만으로는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고민이 반영된 움직임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벅스뮤직은 최근 박형식·한소희 주연의 '사운드 트랙#1' 뮤직드라마를 기획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음원 업계가 콘텐츠를 기획한다는 점도 흔하지 않지만 다비치, 김종국 등이 참여한 드라마 음원을 방영 전부터 이례적으로 발매하면서 관심도를 높였다.
최근에는 뮤지컬 프로젝트 '러브 프로세스'를 새롭게 시작했다. 뮤지컬 배우가 노래한 10곡의 음원을 한 편의 공연으로 탄생시키는 프로젝트인데 한 주에 하나씩 음원이 발표되고, 10주간 그 음원들이 모여 하나의 뮤지컬 콘텐츠로 탄생하는 식이다.
벅스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있어 벅스 뮤직으로 이용자들이 유입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기도 하지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니뮤직, 플로(FLO) 등도 콘텐츠 공급에 사활을 걸었다. 지니뮤직의 경우 최근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변모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4일 음악 웹 예능 '버킷 리메이크'를 공개했고, 전자책 업체 밀리의 서재를 인수해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기도 했다. 플로는 콘텐츠 제작사 SM C&C와 오디오 콘텐츠 제작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음원업계가 발 빠르게 콘텐츠 종합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려는 이유는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국내 음원 시장은 이미 포화된 상황. 그런데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면 '공짜'로 쓸 수 있는 유튜브 뮤직이 국내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스포티파이, 애플 뮤직 등 덩치가 큰 해외 업체도 빠르게 치고 들어오는 상황이다.
어플리케이션(앱)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유튜브 뮤직의 지난 1월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424만명을 기록, 처음으로 지니뮤직을 따돌리고 2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음악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다른 업체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해외 경쟁사들도 많이 뛰어들면서 사업 다각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