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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에어버스도 반한 첨단도금…영광YKMC "8년내 세계 1위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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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반도체 ‘거인’ TSMC도,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도 이 회사가 처리한 한 겹의 도금 코팅이 없으면 한 발도 더 나아갈 수 없다. 매출 500억원가량의 중소기업이 세계 1~2위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와 항공기 부품사 납품에 성공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표면처리(도금) 분야에서 최신 공법인 아노다이징(양극산화피막) 기술을 보유한 영광YKMC가 그 주인공이다. 충남 아산에 공장이 있는 영광YKMC는 국내 최대 알루미늄 아노다이징 전문기업이다. 제품 표면에 다른 금속을 입히는 것이 일반적인 도금이라면, 아노다이징은 전기·화학 기술을 통해 제품 표면 자체를 산화시켜 균일하게 피막이 생기게 하는 첨단 도금기술이다. 금속이 덧입혀진 도금 방식보다 열이나 부식에 훨씬 강하고 전류를 차단(절연)하는 성질 때문에 반도체 웨이퍼 제조에 쓰이는 진공 체임버를 생산할 때 주로 사용된다. 그동안 미국 기업이 주도해왔는데 영광YKMC가 시장에서 빠르게 발을 넓히고 있다.

이 회사는 아노다이징 기술을 통해 소재를 가공하고 표면을 처리해서 진공 체임버에 들어가는 부품을 세계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매출의 90%가 여기서 나온다. 이 장비들은 최종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의 세계 각지 공장에 공급된다.

항공 분야에도 독보적 경쟁력을 갖췄다. 아시아 최초로 티타늄 아노다이징 기술이 적용된 부품을 2013년 에어버스 항공기 날개에 공급했다. 이 회사 부품이 들어간 에어버스 A350 기종은 2000여 대에 달한다.

장관섭 영광YKMC 대표(사진)는 “디스플레이 장비와 항공기 부품은 영광YKMC의 기술을 대체할 기업을 세계에서 찾기 어렵다”고 자신했다. 그의 경영 철학은 누구나 제조할 수 있는 분야에는 절대로 진출하지 말고 납품단가 경쟁이 필요 없는 세계 유일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 회사 아산 공장의 가동률은 동종 업계 평균(70%)을 크게 웃도는 90~100%에 이른다. 내년 4월까지 1년치 일감이 꽉 찼다. 매출은 지난해 4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 증가했다. 올해 매출 500억원, 2025년 1000억원대에 이르는 게 목표다. 내년 상반기 코스닥시장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1989년 이 회사를 설립한 장 대표는 고교 시절부터 독학으로 아노다이징 기술을 연구한 엔지니어로 2012년엔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됐다. 직원들이 중소기업에 다니는 자부심을 느끼도록 출산장려금 1000만원(셋째), 장기근속 상금 1000만원 등 파격적인 복지 혜택을 내걸기도 했다. 직원 200여 명 중 80%가 20·30대다. 그는 “돈만 벌려고 사업을 하진 않는다. 사명감으로 한다”며 “젊은이들에게 삶의 터전을 만들어주는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인 목표는 미국 기업들이 주도해온 첨단 의료장비용 메디컬 도금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그는 “세계 아노다이징 시장은 150조원 규모에 이르고 반도체 장비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며 “2030년 동종 업계 세계 1위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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