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거치면서 진단 기술의 장단점이 두드러졌다.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정확도는 높지만 진단 결과를 받아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반면 신속항원진단 같은 면역진단은 진단 시간은 짧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런 극단의 기술에서 장점만을 취해 상업화에 성공한 기업이 있다. 현장진단(POCT) 플랫폼 기업 진시스템이다.
서유진 진시스템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PCR 검사의 높은 정확도를 유지하는 동시에 검사 시간은 3분의 1로 줄여 현장 활용성을 끌어올렸다”며 “팬데믹(대유행)으로 잠시 멈췄던 반려동물 POCT 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시작해 몸집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진시스템은 바이오칩 기반의 POCT 플랫폼을 갖고 있다. 서 대표는 “적은 양의 검체로도 검사가 가능하고, 시간도 30분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질환을 동시에 진단할 수도 있다. 바이오칩에는 25~50개의 좁쌀만 한 입자 형태의 공간이 있다. 여기에 검체를 넣으면 그 입자 개수만큼의 질환 진단이 가능하다. 검사 대상이 최대 5~6개에 그치는 기존 PCR보다 앞선 기술이다. 진시스템은 호흡기 감염병 5종 동시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기침과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날 때 검사하면 원인이 코로나19인지, 인플루엔자인지 확인할 수 있다. 향후 동시 검사가 가능한 질환 개수를 1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서 대표는 올해 핵심 사업으로 ‘반려동물 진단’을 꼽았다. 지금은 반려견이나 반려묘가 아프면 동물병원에서 검체를 채취해 검사센터로 보낸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2~3일이 걸린다. 반면 POCT 플랫폼을 사용하면 30분 만에 결과를 알 수 있다. 진시스템은 현재 동물병원 30여 곳에 반려동물 진단키트를 보급했다. 서 대표는 “연내 20여 개 질병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이를 60여 개로 늘리겠다”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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