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호 기자] 성공한 이의 단편적인 면과 결과, 그리고 현재만을 보고 그를 재단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은 없다. 모두가 좋은 결과를 위해 열심히 달려온 과정을 거쳤기 때문.
그 과정이 없었다면 지금도 없었고 평소 열심히 하지 않았다면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도 없었을 터. 12년 차 경력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상은은 항상 준비된 자세로 본업에 열심히 임해 기회를 잡은 사람 중 하나다.
‘상은언니’라는 닉네임으로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며 약 37만명의 팔로워가 있는 것은 물론 메이크업계의 트렌드세터라고 자칭할 만큼의 자신감도 가진 그. 진솔하면서도 재미있는 인터뷰를 지금부터 함께해보자.
Q. 오늘 화보 촬영 소감
“감개무량하다(웃음)”
Q. 가장 맘에 든 콘셉트가 있나
“예쁘게 찍어주셔서 다 좋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상은이다(웃음). 청담동에서 연예인, 웨딩 메이크업을 주로 하고 있는데 인스타그램으로 조금 유명세를 탔다. 인스타그램 덕에 잘 활동하고 있다(웃음). 경력은 12년 차다. 대학교 2학년부터 그냥 바로 실습 나가고 취업했다. 원래는 스타일리스트 전공이었는데 메이크업으로 진로를 바꿨다”
Q. 인스타그램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 계기는
“과거에 비포&애프터 사진을 많이 올렸다. 전후를 조금 극적으로 보여주는 게시물을 많이 올렸다. 어떤 게시물을 올리고 밥을 먹고 핸드폰을 봤는데 좋아요가 엄청 눌리고 팔로워가 엄청나게 늘었다. 그 당시 팔로워가 1만 정도였는데 그 게시물 덕에 팔로워가 5만이 됐다. 진짜 깜짝 놀랐다”
Q. 본인이 셀프로 메이크업해 화보를 찍어봤다. 쉽지 않았을 수 있는데 어땠는지
“다른 사람 얼굴에 할 땐 객관적으로 보고 할 수 있는데 내 얼굴에 하려니까 하던 버릇이 있어서 생각보다 내 메이크업이 성에 안 찬다(웃음). 내가 찍히는 입장이 되니까 메이크업만 신경 쓰기가 어렵더라”
Q. 인스타그램 아이디가 ‘makeup_maker_’다. 의미를 설명하자면
“계정을 만들 당시에 패기가 넘쳤다. 내가 최고다 하는 마음으로 계정을 만들었다(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건방졌던 것 같다”
Q.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약 37만명으로 엄청나게 많다. 소감은
“고생했다(웃음). 대형 샵들은 디자이너들한테 일을 되게 많이 준다. 그래서 나는 샵마다 배우고 싶은 게 많아서 샵을 많이 옮겼다. 나는 하나의 샵에 오래 있지 않으니 나를 키워줄 샵이 없었다. 그러다가 다소 작은 규모의 샵으로 갔다. 거기는 일을 주지 않고 스스로 디자이너가 매출을 창출해야했다. 날 키워줄 게 인스타그램뿐이었다. 그래서 인스타를 좀 열심히 했다”
Q. ‘겟잇뷰티’에도 출연했다. 출연 당시에 부담감은 없었는지
“어릴 때부터 즐겨보던 프로그램이었는데 게스트가 아닌 전문가 군단의 패널로 섭외가 들어와서 처음엔 놀랐다. 미팅 갈 때도 ‘될 대로 돼라’ 싶은 마음으로 갔다. 글을 쓰는 걸 좋아해서 메이크업 팁이나 설명을 길게 써서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업로드하는 편이었는데 그걸 보고 섭외가 들어왔다. 전문가를 원하는데 젊은 사람을 원했다고 한다”
Q. 메이크업계의 트렌드세터라고 본인을 소개하기도. 굉장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느껴지는데. 이런 자신감의 원천은
“7~8년 전에 지금처럼 유튜버라는 직업이 주목받지 않았을 때부터 유튜브 관련 사업을 하는 분들이 함께하자고 제안을 많이 했다. 근데 그때는 내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 그래서 당장 유튜브 시장에 뛰어들기보다는 실무를 열심히 뛰었다. 내가 실력이 안 된다고 느끼니까 어딜 가서도 떳떳하지 못할 것 같았다. 지금은 떳떳하다(웃음). 트렌드세터라는 말은 예전에 어떤 기자님이 써주셨었는데 맘에 들어서 계속 쓴다”
Q. 메이크업을 처음 시작한 나이와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21살쯤 시작했다. 스타일링 전공이기도 했고 남성복에 관심이 많았는데 스타일리스트 실습을 나가지 못하게 됐다. 학생 때 메이크업 동아리 장이었는데 메이크업 교수님이 샵을 추천해주셨다. 그래서 샵에 가서 실습을 시작했는데 연예인 화보 촬영장도 가보고 너무 즐겁고 멋진 경험을 많이 했다. 그러다가 메이크업에 흥미가 생겨서 시작하게 됐다”
Q. 메이크업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우여곡절이 있었나
“모든 순간이 우여곡절이다. 화면에 비치는 모습이나 이런 걸 보면 화려해 보이고 재밌어 보이는데 고생 정말 많이 한다. 내가 웨딩 고객님들을 많이 하는 편인데 나를 보고 찾아오는 고객님들이 많다. 대형 샵에 있으면 고객님과 함께 오래 있을 수가 없다. 조금 더 프라이빗하게 진행하고 싶어서 지금 샵을 오픈하게 된 거다. 지금 이런 방식을 고객님들이 좋아해 주는 걸 보면 너무 뿌듯하다. 일생에 한 번뿐인 날을 더 특별하게 해줬다는 게 너무 보람차다. 힘든 건 앞과 뒤가 다른 손님이 가장 큰 상처다. 내 유명세를 비난하는 분들한테 상처받았다(웃음). 스태프 때는 정말 몰상식한 손님들도 많아서 힘들었다”
Q.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힘들었던 20대 초중반 시절에 관해 올린 적이 있다. 조금 더 얘기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내가 많이 듣는 얘기가 정말 고생 안 해봤을 거 같다는 말이다. 항상 밝고 패기가 넘치기 때문인 거 같다. 내 패기는 고생에서 오는 거다(웃음).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다. 미용 업계는 고생을 안 할 수가 없다. 스태프 시절부터 정말 열심히 해서 선생님들이 ‘넌 정말 성공할 거다’라는 말 많이 들었다. 잘 나갈 때도 질투하는 사람이 없었다.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니까. 이건 고생도 아니긴 한데 예전엔 퇴근하는 거 자체가 그냥 씻고 옷만 갈아입으러 가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투잡을 뛴 적도 있었다. 초기엔 돈을 많이 벌 수 없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
Q. 최근 생각하는 메이크업 트렌드가 있다면
“요즘엔 트렌드가 여러 가지가 공존한다. 다양하기 때문에 그냥 자기 스타일대로 가는 것 같다. 나는 결 살리는 게 좋아서 이게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Q. 요즘 가장 핫하다고 생각되는 메이크업 아이템은
“속눈썹이다. 마스크도 쓰다 보니 아이 메이크업으로 비중이 더 많이 커지는 것 같다”
Q. 상은 원장이 생각하는 메이크업의 완성은 무엇인가
“완성 역시 결이다. 시작과 끝 모두 결이다. 베이스 피부 결, 속눈썹, 눈썹결을 잘 잡아내는 사람이 정말 메이크업을 잘하는 것 같다. 색조는 트렌드에 따라 변하는 거다. 다른 건 크게 실력 차이가 잘 안 느껴지는데 음영, 결은 실력 차이가 크게 난다고 생각해서 이걸 잘 잡는 사람이 정말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Q. 가장 좋아하는 메이크업 포인트는
“포인트도 결이다(웃음). 결이 정말 중요하다”
Q.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인데. 정말 수많은 뷰티 유튜버가 있다. 다른 유튜브 채널들과 어떻게 차별화하고 싶은지
“사실 너무 바빠서 유튜브에 크게 시간을 쏟을 수가 없다. 전문성을 보여주는 영상을 찍고 싶은데 모델을 매번 섭외해서 찍기도 어렵고 내 얼굴에 메이크업하는 것만 찍다 보니 조금 아쉽다. 내 얼굴에 하는 것만 찍으면 조금 한계가 있는 것 같다(웃음)”
Q. 샵 바다를 오픈했다. 바다(baadaa)의 뜻은 무엇인가
“휴양지에서 편안하게 우리들끼리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바다로 지었다”
Q. 샵을 경영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기존에 일했던 샵 대표님들이 존경스럽다”
Q. 기억에 남는 고객
“힘들게 했던 고객님들이 기억에 남는다(웃음). 농담이고 정말 기억에 남는 고객님들은 나를 꾸준히 찾아주는 고객님이다. 내가 힘들 때 챙겨주고 위로해주는 고객님들이 많다. 이런 고객님들 덕분에 힘든 시기도 잘 견뎠던 것 같다”
Q.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의 직업 만족도는 (장점/단점)
“지금 내 위치에서는 만족도가 굉장히 좋다. 단점은 힘들다(웃음). 초반부터 지금까지 오기까지 과정이 정말 힘들다”
Q. 메이크업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한 본인만의 노력이 있나
“항상 인스타그램 등을 열심히 보고 내가 최고라는 생각을 안 한다. 다른 분들이 하신 것도 열심히 보려고 노력한다”
Q. 메이크업 브랜드와 협업도 잦은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협업은
“지금은 브랜드와 함께 속눈썹을 만든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제품이 원하는 것 이상의 퀄리티로 나와서 좋았다”
Q.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후배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잘 견디고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을 수 있으니 열심히 준비하라고 말하고 싶다. 나한테도 그런 기회들이 올 거라는 생각을 못 했다”
Q.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의 최종 목표
“어릴 때부터 꿈이 내 브랜드를 론칭해서 홈쇼핑에 나가는 거였다(웃음). 교육에 소질이 없긴 한데 후배 양성도 하고 싶다”
에디터: 임재호
포토그래퍼: 천유신
헤어: 유동선(살롱드피오)
메이크업: 바다(baadaa) 박상은 대표 원장
bnt뉴스 기사제보 mirage0613@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