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금융규제, 헬스케어 등 선제적으로 육성했던 전문팀의 경쟁력을 강화해 성장세를 이어가겠습니다.”
김상곤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3기·사진)는 올해 실적을 좌우할 핵심요인으로 전문팀의 성장을 꼽았다. 그는 “인수합병(M&A) 자문이 지난해 높은 성장률을 달성한 데 많은 기여를 했지만, 전문팀들이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도 컸다”며 “이들 전문팀의 업무능력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광장은 지난해 매출 3658억원을 내며 창사 후 처음으로 매출 3500억원을 돌파했다. 2020년보다 외형을 14.2% 키웠다.
김 대표변호사는 특히 올들어 몸집을 더 키운 산업안전·중대재해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광장은 지난 1월 환경안전팀을 확대 개편해 지금의 산업안전·중대재해팀을 꾸렸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1월 27일)으로 새롭게 열린 시장을 발 빠르게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는 “‘중대재해 1호’ 기업인 삼표산업의 자문을 맡으면서 고용노동부와 경찰의 수사에 대응하는 실전 노하우 등을 쌓았다”며 “이를 발판으로 현대제철 등 그 후 중대재해가 발생한 여러 기업의 자문을 잇달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문을 연 경기 성남시 판교 분사무소도 미래 성장을 이끌 한 축으로 평가했다. 광장은 이곳에만 상주 변호사 11명을 투입해 현지 기업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김 대표변호사는 “3월 수임 건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을 정도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친기업·친시장 행보로 각종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상대로 한 법률 자문에 더욱 공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해외 사무소를 늘리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서 베트남, 그다음은 인도네시아로 생산기지를 옮겨가는 추세”라며 “현지 사무소 설립 등을 통해 우리도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장은 현재 중국 베이징과 베트남 하노이·호치민 등 해외 세 곳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주력인 M&A 자문 분야에 대해선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광장은 지난해에만 72건(약 19조4700억원)의 거래를 성사하며 M&A 자문시장에서 실적을 대거 쌓았다. 넷마블의 글로벌 소셜카지노 업체 스핀엑스 인수(2조5130억원), 베인캐피털의 보툴리눔톡신 제조업체 휴젤 매각(1조7000억원) 등 조(兆) 단위 거래에 줄줄이 참여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코로나19 발생 직후 억눌렸던 기업 투자가 쏟아져나온 덕분에 지난해 M&A시장이 호황을 누렸지만, 올해는 이 같은 반사적 이익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서 “대형거래는 많지 않지만,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 인력을 앞세워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규제로 주목할만한 영역으로는 환경분야를 꼽았다. 정부의 탄소 중립정책뿐만 아니라 RE100(재생에너지 100%) 가입기업이 시장에서 인정받는 등 친환경 경영이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어서다. 김 대표변호사는 “이젠 환경분야는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직접 챙겨야 할 정도로 중요해지고 있다”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공시 규제가 새로 도입되는 과정에서 기업들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법률자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력발전 규제 완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그는 “광장이 오래전부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와 한국전력 등의 원전 사업 관련 자문을 맡아왔다”며 “규제가 풀려 원전 산업이 다시 활기를 띤다면 우리도 할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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