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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소변 등 '액체생검'…암·치매 조기에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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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한 방울만으로 250가지 질병을 진단해줍니다.’

2014년 미국 전역을 흔들었던 바이오 기업 테라노스는 자사의 진단 키트 ‘에디슨’을 이렇게 소개했다.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받던 테라노스는 10억달러의 투자 자금을 모았지만 실체 없는 기술이라는 것이 곧 밝혀졌다. 미국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 사기극이라고 불리는 이른바 ‘테라노스 사건’이다.

테라노스를 창업한 엘리자베스 홈스는 최근 투자자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내로라하는 투자 기관까지 거액의 자본을 투자한 것은 ‘혈액 한 방울로 많은 질병을 검사할 수 있다는 것’이 실현 가능한 기술로 판단됐기 때문일 것이다.
○급성장하는 액체생검 시장
질병을 극복하는 가장 확실하고 현실적인 방법은 발병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다. 혈액과 같은 체액에는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바이오 마커가 포함돼 있어 이를 분석하고 추적하는 것만으로도 질병 여부를 알 수 있다. 혈액 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도 그래서다.

현재 암 진단을 하는 표준 방법은 조직생검이다. 침습적인 방법으로 병변 부위의 조직을 채취해 분석하는 방식이다. 환자가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환자 상태에 따라 조직생검을 할 수 없을 때도 많다. 이런 이유로 혈액, 타액, 소변 등 체액에서 비교적 쉽게 환자 샘플을 채취해 바이오 마커로 질병을 진단하는 액체생검 기술이 주목받는다.

미래의 의료 패러다임은 기존 치료 중심 시스템에서 환자들의 질병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바이오 마커의 포괄적인 정보를 분석해 환자들에게 최적화된 방법을 제시하는 정밀 의료, 질병을 예방하고 조기 진단 및 치료하는 환자 맞춤형 의료 시스템 등으로 변화할 것이다. 이런 패러다임의 중심에 있는 액체생검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더스트리애널리틱스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액체생검 시장은 2020년 11억달러에서 2027년 38억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20%의 성장률이다.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심해지고 만성 질환 및 암 환자 증가, 정밀의학에 관한 수요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차세대 현장진단 검사 각광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역시 2020년 ‘10대 바이오 미래 유망기술’ 중 하나로 실시간 액체생검 기술을 선정했다. 혈액과 소변 등에 존재하는 핵산 조각을 분석해 질병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기술이다. 비침습적인 검사 방법으로 특히 개인 맞춤식 암 치료에서 수요가 높다.

이에 맞춰 생명연 바이오나노연구센터에서는 암과 치매, 신장 질환 등에 대한 바이오 마커를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액체생검 진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자가진단이나 가정용 테스트의 거부감이 줄고 여러 매체를 통해 진단기술이 자세히 소개되면서 액체생검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도 높아졌다. 생명연에서는 이에 따라 고가의 분석 시약과 장비, 전문적인 지식과 숙련된 기술이 없어도 검체 채취부터 결과 확인까지 가능한 현장형 진단 검사(POCT)로 연구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 단계에 두뇌 및 혈액상에서 발견되는 유전자 마커를 발굴했다. 이를 이용해 혈액으로 알츠하이머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현장형 진단 검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고령화로 인한 노인성 질환, 만성 질환 중심으로 질병 구조가 변화되면서 스스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건강 정보를 분석하려는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 예방의학 중심의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로 의료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점에 생명연의 현장형 진단 기술은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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