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20일 민형배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탈당 소식에 “다수당이라고 해서 자당 국회의원을 탈당시켜 안건조정위원으로 하겠다는 발상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민 의원은 양 의원이 민주당의 ‘검수완박’에 반기를 들자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양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검수완박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처음 공개했다. 그는 “어제 제 명의의 문건은 극도로 대치하고 있는 여야가 어떻게 하면 협치를 할수 있게 할수 있을까 고민하며 양심만에 의지해서 작성한 글”이라며 “부족한 점이나 보완할 점이 없는지 자문을 구하는 과정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무척 유감이고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전날 정치권에서 화제가 된 이른바 ‘양향자 문건’의 작성자가 자신임을 처음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양 의원은 “하지만 지금도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며 “법이 보장하는 한도에서 입법권자의 한사람인 국회의원의 의무와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내가 사랑하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민주당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며 “제 한 몸 제물로 바칠 준비가 되어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의 거듭된 설득에도 검수완박에 찬성할 의사가 없다고 못을 박은 것이다.
양 의원의 입장문은 민 의원이 양 의원 대신 무소속 몫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을 노리고 탈당을 선택한 직후에 나왔다. 민 의원은 “수사 기소 분리를 통한 검찰 정상화에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을까 싶어 용기를 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렇게 정치해서는 안 된다”며 “고민이 있었겠지만 정치를 희화화하고 소모품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