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공통점은 한가지 더 있다. 첫 장관급 보직으로 국무조정실장을 맡은 것이다. 이들은 국조실장을 거쳐 경제부총리에 취임했(거나 앞두고 있)다. 국무조정실장이 어떤 자리길래 '영전'의 코스가 된 것일까.
국무조정실장은 뭘 하나
국무조정실장은 국무총리가 임명하는 자리다. 각 중앙행정기관의 지휘·감독, 정책 조정 및 사회위험·갈등의 관리, 정부 업무평가 및 규제개혁에 관해 국무총리를 보좌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과거 행정조정실장(차관급)으로 불리다가 1998년 장관급으로 격상되며 국무조정실장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세월호 참사 등 국가 재난 발생시 국무총리가 컨트롤타워 역할로 나서면 이를 보좌하는 것도 국무조정실장이다. 최근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농지 투기 사건 때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정부 부처 업무를 조정하고 조율하는 역할이다보니 부처별 이슈를 두루두루 알고 있는 사람이 적임자로 꼽힌다. 이 때문에 부처별 사안을 파악하고 있는 기획재정부 출신이 국무조정실장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장관급 격상 이후 국무조정실장 자리에 오른 22명 중 15명(68.2%)이 기재부(재정경제부 포함) 출신이었다. 안병우·김호식·김진표·이영탁·김영주·임상규·윤대희·권태신·임종룡·김동연·추경호·이석준·홍남기·노형욱 전 실장 등이 해당한다. 현직인 구윤철 실장도 기재부 2차관에서 이동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으로는 정해주·한덕수·임채민 전 실장 등이 있었다. 이외에도 행정자치부(나승포·조영택). 외교부(조중표)에서도 국무조정실장을 배출했다. 민간 출신 실장(최재욱)도 한명 있었다.
경제부총리 5명 배출
국무조정실장이 주목을 받는 것은 임기를 마친 뒤 더 높은 자리로 가거나 중책을 맡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국무조정실장 출신 경제부총리는 지금까지 5명이 었었다. 22명 중 비율은 22.7%다. 첫 사례는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다. 김 의원은 재정경제부 차관에서 6대 국무조정실장에 취임했다. 이후 곧바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이동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8대 국무조정실장을 맡은 후 경제부총리가 됐다.
이같은 '승진 코스'는 최근 들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했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는 아주대 총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의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됐다.
김 후보의 국무조정실장 후임자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였다. 추 후보자는 기재부 1차관에서 국무조정실장으로 이동했다. 이후 선거 출마 등을 이유로 공직을 떠났다가 6년만에 경제부총리로 복귀를 앞두고 있다. 현직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조정실장을 거쳤다.
다른 부처 장관으로 이동한 사례도 많다. 김호식 전 국무조정실장은 이후에 해양수산부 장관,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등을 지냈다. 김영주 전 무역협회장은 국무조정실장을 거쳐 산업자원부 장관에 올랐다. 임상규 전 농림부 장관,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노형욱 현 국토교통부 장관 등도 국무조정실장 출신이다.
임종룡 전 위원장, 노형욱 장관, 현직인 구윤철 실장 등도 정권 상황 등에 따라 언제든 경제부총리에 오를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