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 대만 TSMC는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이 당분간 지속하면서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매출이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TSMC는 15일 실적 발표를 통해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0% 증가한 175억7000만달러(한화 약 21조62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1% 증가한 70억달러(약 8조6100억원)였다. 당초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이다.
TSMC의 매출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비교하면 3배 높은 수준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잠정 실적발표인 만큼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이 7조원 안팎의 매출을 거뒀을 것으로 보고 있다.
TSMC는 "1분기에 5나노미터와 7나노미터 출하량이 전체 반도체 매출의 각각 20%와 30%를 차지했다"며 "강력한 고성능컴퓨팅(HPC) 및 자동차 관련 수요에 의해 뒷받침됐다"고 밝혔다.
TSMC는 2분기에도 반도체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매출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TSMC는 2분기 매출이 176억~182억달러(약 21조6000억~2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132억9000만달러)보다 최대 3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1분기(45.6%)와 비슷한 45~47%로 예상했다. TSMC는 특히 분기 매출 총이익률은 1분기 55.6%에서 2분기 56~58%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최근 10년 간 가장 높은 수치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반도체 생산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제 공급망을 뒤흔든 사건들로 인해 제조업체들이 반도체 확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본다. 현재 생산 능력으로는 이런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망 혼란을 가중한 요소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상하이 등 도시 봉쇄를 들었다. 웨이 CEO는 "자사에 생산장비 등을 공급하는 업체들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노동력·부품 등의 부족 현상을 겪고 있으며, 특히 올해 들어 장비 납품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자사 인력을 협력업체들에 파견하는 등 공급업체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TSMC는 고부가가치 공정 비중을 확대하면서 매출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며 "당분간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