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들의 지난 1분기 수주 성적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덕에 조선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오전 9시48분 현재 한국조선해양은 전일 대비 2100원(2.45%) 오른 8만8700원에, 현대중공업은 5000원(3.86%) 상승한 13만4500원에, 현대미포조선은 3000원(3.85%) 뛴 8만1000원에, 대우조선해양은 950원(3.80%) 높은 2만2950원에, 삼성중공업은 210원(3.78%) 오른 576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화물창의 보냉재를 만드는 한국카본(1.67%)과 동성화인텍(1.38%)도 강세다.
전일에도 조선주들의 주가가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국내 조선 빅3의 지난 1분기 수주 실적에 대한 환호로 보인다. 각 조선사의 올해 연간 수주 목표 대비 지난 1분기 말 기준 달성률은 현대중공업이 26%를, 현대미포조선이 42%를, 현대삼호중공업이 90%를, 대우조선해양이 47%를, 삼성중공업이 25%를 각각 기록했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글로벌 선박 발주는 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한국의 주요 조선소는 관련 선종에서 높은 인도 실적을 바탕으로, 수주 측면의 최대 수혜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주요 5개 조선사 합산으로 연간 수주 목표치 대비 1분기 말에 40.9%를 달성했다고 추정했다.
선가도 오름세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조선해양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신조선가지수는 최근 157포인트를 돌파했다. 이 증권사의 김용민 연구원은 “비용 전가와 함께 견조한 발주 수요로 인해 앞서 제시한 연말 신조선가 지수 전망치 160포인트를 돌파하는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조선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는 선박들은 지난 2020~2021년 수주한 물량들인데, 수주 당시와 비교해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비롯한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 2020년 하반기부터 작년 초반까지는 선가도 지금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향후 수주 절벽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김용민 연구원은 수주 호황이 더 이어질 것으로 봤다. 그는 “현재 선박 수주 측면의 우려는 주력 선종 중 하나인 탱커의 발주 부재와 컨테이너선 발주의 둔화, 컨테이너선 발주 폭등 이후의 수주 가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 등”이라면서 “그러나 꾸준히 선가가 상승하는 점을 보면 컨테이너선 발주 수요는 아직 견조하고, 탱커의 경우 수익성이 비교적 낮아 컨테이너선 발주가 하락세를 보일 때 수주가 등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