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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특허괴물' 또 삼성전자 공격…"갤럭시S22 등 우리 기술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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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미국의 ‘특허 괴물’로부터 또 공격을 당했다. 스마트폰, 반도체 등 기술집약적 산업의 중심에 있다 보니 거액 배상금을 노린 글로벌 ‘특허 괴물’들의 집중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허 분쟁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전자에 이어 이번엔 삼성
12일 미국 법률매체 블룸버그로에 따르면 특허관리전문업체(NPE) 이머전트모바일은 지난 8일 미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 업체가 삼성전자에 소송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폴드와 갤럭시S22, 갤럭시 X커버 시리즈 내 3개 제품을 판매해 관련 특허를 보유한 자신들에게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NPE는 제품을 생산·판매하지 않고 특허를 구매한 뒤 이를 토대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라이선싱 등을 통해 돈을 버는 기업이다. 오로지 소송을 목적으로 특허를 매입해 ‘특허 괴물’이라고 불린다. 텍사스에 본사를 둔 이머전트모바일도 NPE에 해당한다. 지난해 LG전자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업체는 당시에도 LG전자의 스마트폰을 문제 삼았다.

무단 침해를 주장하는 특허는 3개다. 재난문자 다국어 메시지 송수신, 긴급경보시스템, 위성항법시스템(GNSS) 솔루션 기술 관련 특허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뒤 법적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주일에 한 번꼴로 ‘공격’
업계에 따르면 특허 소송은 최근 5년간 300여 건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을 향한 NPE의 특허 소송이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거의 1주일에 한 번꼴로 발생해 기업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서 관련 분쟁으로 시달리고 있다. 이 법원은 특허침해자보다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NPE들이 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이유다.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는 특허 괴물들의 주된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매출이 큰 기업일수록 승소 시 받아낼 수 있는 금액도 많아진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한 번만 승소해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배상금을 얻어낼 수 있다”며 “스마트폰은 최신 특허를 기반으로 한 기술 집합체이기 때문에 유독 공격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분쟁 늘어날까
NPE의 특허 소송이 늘어나는 것은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와도 연관이 있다. 각국 정부가 특허를 비롯해 서로 다른 기술 표준, 시험인증 절차 등을 비관세 장벽으로 활용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NPE들이 각국 정부의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하면서 특허 소송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해당 국가의 법원도 판결 때 이 같은 무역기술 장벽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면서 특허 분쟁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된 무역기술장벽(TBT) 건수가 3966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기존 최다였던 2020년 3352건보다 18.3% 증가한 수치다.

TBT는 국가 간 서로 다른 기술 규정, 표준 등을 적용해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저해하는 무역 장애 요소를 말한다. 관세 부과와 같이 명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지만 기업에는 수출을 지연시키는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한다.

주요 국가별로는 미국이 391건으로 가장 많고 중국 126건, 한국 117건, 유럽연합(EU) 104건 순이었다. 이처럼 TBT가 증가하고 있는 건 코로나19로 경제가 침체된 가운데 첨단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기술·표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기술 규제를 전략적 도구로 활용하기 때문이라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전 세계적 팬데믹 상황 속에서 주요국들의 공급망 재편과 기술 주도권 경쟁 등 새로운 보호주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고 정교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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