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견 '경태' 아빠의 후원금 먹튀 논란이 되는 가운데 경태 인스타그램 계정을 관리하고 팔로워들에게 후원금을 요청한 경태 아빠 여동생이 사실은 그의 여자친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경태 아빠, 택배기사 김 씨와 관련된 의혹들을 추적했다.
2020년 12월, 택배차 화물칸에 강아지를 방치해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였던 김 씨. 하지만 분리불안이 있는 늙은 유기견을 혼자 둘 수 없어 일할 때도 데리고 다닐 수밖에 없다는 그의 해명에 사람들은 응원을 보냈다.
택배견 '경태'와 두 번째 입양한 유기견 '태희'의 사진과 영상을 올린 그의 SNS는 순식간에 22만 명의 팔로워가 생겼고, 택배회사에서는 경태와 태희를 '명예 택배 기사' 로 임명하기까지 했다.
그런 김 씨가 어느 날 SNS 계정을 폭파하고 사라졌다. 그를 지지하고 응원했던 사람들과 돈 문제가 발생했고 사람들이 이를 해명하라고 하자 계정을 없애고 잠적했다.
강아지들이 너무 아파 힘들다며 죽을 것 같다는 글을 올리던 그는 강아지 병원비를 모금한다며 스스로 계좌번호를 공개하고 '1000원 챌린지'를 진행했다. 이렇게 후원금으로 들어온 금액이 무려 1784만원.
게다가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서 돈을 빌리고 갚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 피해 금액만 해도 수백만 원에서 몇천만 원에 이르렀는데, 돈을 빌려준 피해자들은 김 씨가 너무나도 어렵다고 간절히 부탁하고 계속 연락해 마치 뭔가에 홀린 듯이 돈을 빌려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정말 김 씨는 두 강아지 병원비가 급해 후원금을 받고 돈을 빌린 걸까.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이 확인한 결과, 거액의 수술비가 든다던 둘째 입양견의 약값은 한 달에 5만원이 조금 넘는 정도 수준이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김 씨가 치료비와 약값으로 쓴 비용은 200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에 불과했다.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이 만난 김 씨의 지인은 김 씨와 항상 함께 등장하는 여동생이라는 여자가 사실은 그의 여자친구라고 폭로했다. 여자친구는 SNS 계정 관리와 후원금 모금 등을 직접 해왔다는 것.
제작진은 여자친구와 통화를 시도했다. 여자친구 B 씨는 "마녀사냥을 당한다. 억울하다"는 취지로 말하며 "경태 보고 싶죠? 흐흐흐"라고 웃기까지 했다. 제작진이 "웃음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묻자 "보고싶어 하시는 것 같아서요"라고 했다. 후원금은 빚을 갚기 위해 썼다는 점도 인정했다. 사진 속 휴대전화에 도박사이트가 포착됐다는 논란에는 "게임사이트인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끝까지 이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한편 경찰은 수천만 원의 후원금을 모금한 뒤 잠적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4일 씨를 사기·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태 아빠 및 여자친구의 개인적인 요청에 대출까지 해서 후원금을 낸 이들의 피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으며 현재 드러난 피해 금액만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