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5군단 전방 O.P.(관측소) 파견부대에서 가혹행위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4일 육군 5군단 소속으로 6사단 내 열상감시업무를 담당하는 O.P.부대에서 약 1달간 선임병들이 후임병들에게 각종 가혹행위를 해왔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해당 부대 최선임이자 가해자인 A 상병은 평소 후임병들에게 일상적으로 폭언을 일삼으며 근무 중 감시 업무를 전부 후임병에게 전가하고 자신은 컴퓨터로 몰래 게임을 하는 등 불량한 복무 태도를 보였다.
또한 A 상병은 샤워장에서 "나랑 샤워하려면 찬물로 샤워해야 한다"며 후임병에게 찬물을 뿌리고 샤워실에서 나체 상태인 후임병들에게 약 20여 차례 '좌향좌'를 지시하며 복명복창을 강요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줬다.
센터에 따르면 A 상병은 후임병에게 강제로 음식을 먹이기도 했다. 부대 회식으로 중국 음식을 시켜 먹던 중 A 상병은 B 상병, C 상병과 함께 후임병들에게 자신들이 먹다 남은 음식을 먹으라고 강요했다.
제보에 따르면 후임병들이 음식을 먹지 못하자 A 상병은 "요즘 애들은 왜 이러느냐", "표정 그렇게 지어도 절대 그만하라고 안 할 거다. 나도 당했던 거니까 부조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센터는 A 상병이 후임병들의 물건을 갈취하려고 시도하거나 폭행 위협을 하기도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한 후임병이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하자 A 상병은 "여기서는 찔러도 안 통하는 사람이 두 사람 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나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는 "전방 파견부대는 인권침해가 빈발하는 곳으로 열악한 복무환경과 관리 사각지대로 지적받아 온 곳이다. 피해자들의 소속 부대는 작은 부대로 (피해자들은) 가해자와 자주 마주치며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자살 충동까지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센터 측은 "군은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각종 따돌림과 가혹행위에 대해 경각심을 느껴야 한다. 2021년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군인은 83명이며 이는 2010년 이후 2번째로 많은 수치이고 2020년에 비하면 2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